이집트 축구장 난동 사태 후폭풍 계속

이집트 축구장 난동 사태 후폭풍 계속

2012.02.03. 오후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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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집트에서 70명이 넘게 숨진 축구장 난동 사태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도 카이로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서 또다시 시위대와 경찰간의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안소영 기자!

카이로에서 항의 집회도 격렬하게 벌어진 것 같은데요, 사망자도 추가로 발생했다고요?

[리포트]

축구장 난동 사태에서 경찰의 대응 태도 때문에 시위대 분노가 군부 정권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축구 팬을 포함한 만 여 명의 시위대는 현지 시간으로 어젯밤 카이로 내무부 청사 앞에 모여 포트 사이드 축구장 폭력사태에 대한 경찰 대응에 항의했습니다.

일부 성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맞서면서 2명이 숨지고 630여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특히 포트 사이드 축구장에서 원정 경기를 벌였던 알 아흘리 팀의 축구 팬들은 경찰이 의도적으로 이번 난동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면서 복수를 다짐하고 적극적으로 이번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시위대는 군부의 최고 지도자인 후세인 탄타위 사령관에게 권력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사태 이후에 현지 경찰서장을 전격 해고하고 포트 사이드 주지사의 사직서를 수리했습니다.

또 검찰도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고 의회도 임시 회의를 소집해서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로는 이집트 군부에 대한 국민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질문]

축구 경기에서 일어난 사태로 70명이 훨씬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죠?

어떻게 그처럼 많은 사상자가 나왔는지 의문인데요,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변]

가장 큰 문제점은 경기장에 배치된 경찰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사태 당시 경기 중계 화면에서 경찰이 거의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 당시 난투극을 벌인 사람들은 칼과 쇠몽둥이, 돌 등 갖가지 흉기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사망자중에 많은 사람들이 칼에 찔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경기장 관중들이 무기를 반입하는 데에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포트 사이드 경기장 건물은 낡기는 했지만 안전상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 FIFA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포트 사이드 경기장 내부의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CNN 기자의 리포트입니다.

홈팀 '알 마스리' 팬들이 원정팀 '알 아흘리' 팬들을 공격하면서 원정팀 팬들은 당시 경기장 우측 출구로 탈출을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출구의 철문이 굳게 잠겨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하거나 공격받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고, 축구장 꼭대기에서도 난투극이 벌어지면서 추락사 하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현장을 취재한 CNN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이안 리, CNN 기자]
"목격자들 이야기로는 바로 이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계속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어 철문에 부딪힌 상태에서 압사했습니다. 결국은 사람들의 힘으로 문이 망가지면서 이쪽으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어제 집회에서도 보듯이 이번 사태가 단순 사고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정치적 배경에 대한 갑론을박도 나오고 있다죠?

[답변]

문제는 분노한 시위대 사이에서 "이번 사태가 미리 계획된 것이다"라거나 "경찰이 사람들이 다치도록 내버려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집트 리그 1위인 원정팀 '알 아흘리'의 근거지는 카이로이고, 팬클럽 '울트라스'는 반정부 성향을 가진 단체라는 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울트라스'는 무바라크를 몰아낸 타흐리르 광장 민주화 시위에서 자주 선봉에 섰고 당시 진압경찰이나 진압군과 자주 대치했습니다.

이들은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주축이라는 자부심이 높고 경기 도중 경찰을 모욕하는 내용의 응원가를 부르는 팬들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집트의 최대 정파인 '무슬림 형제단'은 이번 사태의 배후에 무바라크 지지자들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사회 혼란을 바라는 무바라크 지지자들이 이번 사태를 미리 계획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축구장 난동 사태로는 피해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축구팬이 아닌듯한 사람들이 현장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이런 일종의 음모론이 힘을 얻는 모습입니다.

군부는 난동의 배후를 철저히 추적할 것이라는 입장만 공식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축구장 난동 사태에 대해 이집트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현재 이집트를 장악하고 있는 군부에게는 정치적 변수가 됐습니다.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고 1년이 지났지만 아직 혁명이 완수되지 않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고 일부는 군부가 혁명의 완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정치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할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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