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천 오염 정화' 한국과 손잡다

중국, '하천 오염 정화' 한국과 손잡다

2012.02.20. 오전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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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리와 인접한 중국 산둥 성의 주요 도시 하천은 쓰레기장으로 방치된 채 황해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 하천과 황해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이례적으로 한국과 손을 잡았습니다.

산둥 성 일대를 취재한 김승재 특파원과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 특파원이 취재한 하천이 상당히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죠?

[리포트]

취재진은 산둥 성 칭다오와 옌타이 시의 하천 몇 곳을 취재했는데 우선 칭다오 시의 하천 오염 상태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칭다오 시는 중국을 대표하는 맥주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칭다오에서 가장 큰 하천은 '리춘 하'인데요, 칭다오 시내를 관통해 흐릅니다.

취재진은 리춘 하의 관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하천 상류 쪽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그런데 하천이 시작하는 곳에서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든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하천이 온통 쓰레기로 넘쳐났기 때문입니다.

도무지 하천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하천 바로 앞엔 군 병원과 상가가 있고 주변엔 민가도 많았지만 아무도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의 설명입니다.

[녹취:칭다오 시민]
"솔직히 우리 마을 위생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보면 환경이 아주 좋아 보이지 않나요? 강변 담도 색칠을 다 하고..."

이 하천을 따라 내려오면 하천을 끼고 예쁜 공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공원 쪽 하천을 살펴보다 취재진은 떼죽음당한 물고기들을 발견했습니다.

붕어를 포함해 크고 작은 물고기 여러 마리가 죽은 채로 하천에 둥둥 떠 있었습니다.

하천의 다른 지점 여러 곳에서도 각종 생활 쓰레기가 버려진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산둥 성의 옌타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옌타이는 사과 생산지로 유명한데 이 곳 하천 역시 곳곳에서 각종 쓰레기가 넘쳐났습니다.

옌타이에는 과수원 농장이 많은데 이곳에서 나오는 화학 비료와 생활 오폐수가 여과없이 하천으로 쏟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칭다오와 옌타이는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와 6위에 각각 올랐습니다.

다른 도시의 하천 오염이 어떨지 짐작이 되는 대목입니다.

[질문]

이렇게 오염된 하천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답변]

산둥 성 쪽 황해로 흘러 들어갑니다.

중국 황해 오염의 80%는 이처럼 육상 하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칭다오와 옌타이 외에도 산둥 성의 수많은 도시 하천이 황해로 들어드는데 다른 지역 하천 오염도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황해, 즉 서해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공유하는 바다이기 때문입니다.

바다 오염은 해양 생태계 파괴로도 이어집니다.

그래서 황해 오염은 우리 수산업과 레저 산업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질문]

이런 황해 오염을 줄이기 위해 한국과 중국이 손잡고 공동으로 정화 작업에 나선다죠?

[답변]

황해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중 양국의 공동 노력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습니다.

2년간 칭다오와 옌타이 주요 하천의 오염 실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우리 측에서 기술과 장비를 제공하고 실제 오염 측정은 중국 측에서 실시했고, 중국 측은 그 실태 보고서를 지난해 11월 우리 측에 건냈습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측의 경험과 지식 부족 등의 제약으로 보고서로서의 한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기밀로 다루는 자국의 환경 정보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덕길 전 국립환경연구원장의 설명입니다.

[녹취:이덕길, 전 국립환경연구원장]
"이런 종류의 한중 공동 연구사업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중국 환경과학연구원과 함께 이런 조사를 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한-중 공동으로 양국이 공유하는 황해 지역의 오염 방지를 모색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중 양국은 다음 달 후속 사업에 착수합니다.

오염된 칭다오와 옌타이의 하천을 정화하기 위해 유역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서는 것인데요.

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 아래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과학기술원이 내년 12월까지 사업을 추진합니다.

자국의 기밀이라 할 환경 정보를 외국에 제공하고 환경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나서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중국도 이제 환경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양국의 이러한 노력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황해, 즉 서해 오염 문제를 장기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YTN 김승재[sj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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