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1년, 방사능 오염으로 '분단'된 일 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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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1년, 방사능 오염으로 '분단'된 일 열도

2012.03.11. 오전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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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오늘은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외지인들이 외면하면서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일본 열도가 분단되고 말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후쿠시마에서 박철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12일 오후 3시쯤 후쿠시마 원전에서 굉음과 함께 첫 번째 수소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후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쏟아져 나오면서 일본은 꿈에서 상상조차 할 수도 없었던 대재앙과 만났습니다.

사고 1년이 지난 지금도 후쿠시마현 내 절반 이상의 지역이 연간 1밀리시버트가 넘는 방사성 물질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녹취:스즈키 가쓰마사, 후쿠시마현 제염대책과장]
"저희 후쿠시마 현의 넓이는 13,700만평방km로 약 절반 정도가 1밀리시버트를 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플루토늄241이 현 내에서 처음으로 검출돼 충격을 주는 등 사고 후유증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후쿠시마현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공간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내륙 쪽으로 확산되면서 열도를 분단시키고 있어 내국인조차도 이곳을 외면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녹취:사토 사치코, 어린이를 방사능에서 지키는 모임]
"지역뿐 아니라 가족이 분단되고 직장도 분단되고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마음이 따로따로 갈려져 친했던 사람들과도 분단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지난해 12월 교토의 한 절에서는 올해의 한자로 우리의 '인연'에 해당하는 '키즈나'를 선정했습니다.

일본인의 하나 됨을 강조하고 피해지역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호소했지만 사고 1년을 맞은 오늘의 현실은 무겁고 어둡기만 합니다.

이곳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2천km에 달하는 일본 열도가 분단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은 지금 전후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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