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첫 애국가 울려...평양 역도대회 금메달

북한에서 첫 애국가 울려...평양 역도대회 금메달

2013.09.15. 오전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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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 역도 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하며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라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정찬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평양시내에 있는 류경 정주영체육관에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퍼집니다.

난생 처음 애국가를 듣는 북한 주민들은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있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 역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주니어 85킬로그램급에 출전한 수원시청 소속 김우식 선수와 고양시청 소속 이영균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85킬로그램급에는 다른 나라 출전 선수가 없어 한국 선수 두 명만이 메달 경쟁을 벌였습니다.

당초 이 체급에는 이영균 선수만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출전 선수가 한 명이면 시상식이 열리지 않는다는 관례에 따라 감독진이 또 한 명의 한국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77킬로그램급에서 급하게 체급을 바꾼 김우식 선수가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기록과 승부를 떠나 평양에서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연주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인터뷰:알리 모라디, 아시아역도협회 사무총장]
"평화와 결속을 다지는 스포츠 행사를 보여주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분단 이후 북한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에 한국 선수단이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 국호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주니어 선수 4명과 성인 선수 18명을 파견했으며 금메달이 유력한 또 다른 한국 선수들의 경기도 내일 열릴 예정입니다.

평소 태극기와 애국가에 대해 심한 거부 반응을 보여오던 북한이 개막식에서 태극기의 입장을 허용한데 이어 공식 행사장에서 애국가 연주까지 허용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YTN 정찬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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