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땅·많은 인구'..."노인들 이주하세요" 논란

'좁은 땅·많은 인구'..."노인들 이주하세요" 논란

2014.06.14. 오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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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 정부가 극심한 인구 과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인들을 중국 본토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힘 없고 돈 없는 노인만 고향에서 밀려 나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좁은 땅덩이에 높은 인구 밀도, 비싼 집값으로 유명한 홍콩!

노인 빈곤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노년층 대부분은 집값을 감당할 도리가 없습니다.

당장 정부가 제공하는 보호소에 들어가려는 노인이 3만 명 정도나 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홍콩 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부담 증가와 토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비상책을 내놓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인접한 중국 남부 광둥성에 노인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이주를 원하는 노인들은 다음 달부터 옮겨갈 수 있습니다.

[인터뷰:중국 TV앵커]
"홍콩은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특히 빈곤 노인층의 부양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 해법과는 거리가 있는 '고육지책',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인 주택 공급량을 400채로 제한해, 계속 늘어날 것이 뻔한 주택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205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⅓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특히, 노인들에게 수십 년 살던 고향을 등지고 낯선 곳에 정착하게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정책이냐는 우려와 함께 본토로 옮길 경우 생활 보조금이 70%로 줄어든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문제를 감안할 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홍콩 정부가 힘없는 노인만 희생양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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