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라이벌 무장 해제'...장기 집권 시동

아베, '라이벌 무장 해제'...장기 집권 시동

2014.09.03. 오후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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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총리가 내각과 당 요직에 측근을 대거 포진시키는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특히 정치적 라이벌을 내각에 묶어둠으로써 장기집권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베 총리는 개각에 앞서 자민당 3역인 간사장과 정무조사회장, 총무회장의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초미의 관심이 쏠렸던 자민당 간사장에는 다니가키 사다카즈 현 법무상이 기용됐습니다.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던 지난 2009년 자민당 총재를 역임했지만 결국 총리가 되지 못했던 비운의 총재 경험자입니다.

간사장은 당의 인사와 자금 운용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

그런 만큼 아베 총리는 당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다니가키 간사장 카드로 파벌 간 이해관계를 중재시킴으로써 내년 9월 당 총재 선거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아베 총리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자 차기 총리 0순위로 꼽히는 이시바 간사장은 새로 신설되는 지방창생담당상에 기용됐습니다.

이시바 간사장은 내각을 뛰쳐나가 반아베 세력을 규합한 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시바가 주저앉게 된 셈인 만큼 아베 총리의 당내 장악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내각에서는 아베 측근들이 대거 포진됐습니다.

18명의 각료 가운데 6명이 남고 12명이 새로 기용됐습니다.

아소 다로 부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자리를 지켰고, 독도 영유권 주장 선봉에 선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도 유임됐습니다.

새로 신설되는 안보법제담당상에는 방위성 차관 출신인 에토 아키노리 중의원이 기용됐습니다.

아베 총리의 숙원인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과 관련해 법 정비를 진두지휘하게 됩니다.

고노담화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은 총무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간사장 물망에 올랐던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 전 저출산 담당상이 경제산업상에 기용되는 등 여성 각료 5명이 이름을 올린 것도 주목됩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우익 측근들을 대거 기용하면서도 당내 소외 파벌을 배려하는 듯한 깜짝 인사로 장기집권에 대한 본격적인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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