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도 홍콩 스타일!

시위도 홍콩 스타일!

2014.10.02. 오전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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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클린 집회'와 '평화 집회', 이 두 가지 키워드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질서정연하고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은 위생과 예의에 민감한 홍콩인들의 생활상,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외신들도 앞다투어 소개하고 있는 시위 현장 이색 풍경, 사진으로 함께 보시죠.

이번 시위의 첫 번째 키워드, '클린 집회'입니다.

인파 수만 명이 뒤엉켜 있는 거리에서는 널브러진 쓰레기를 치우고 분리수거를 하는 시위대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또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분무기를 들고 다니며 시원한 방향제를 뿌려주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더위를 식혀주고 땀냄새까지 제거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시위로 인해 폐쇄된 기차역과 거리 곳곳에는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라는 사과문이 붙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보통 시민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깨끗하길 원한다'는 게 시위대의 설명입니다.

또 하나의 키워드 '평화 집회'입니다.

매캐한 최루가스와 최루액에도 폭력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9년 만에 시위 현장에 등장했다는 최루탄, 이에 맞서는 시위대의 방패는 '우산' 뿐이었습니다.

밤새 비가 내리자 경계를 서고 있는 경찰에게 이렇게 우산을 씌워주는 따뜻한 마음의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이번 민주화 시위에는 주역이라 불리는 17살 조슈아 웡을 비롯해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게 큰 특징인데요.

선봉에 선 학생들은 차분히 거리에 앉아 숙제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는 모습, 참 기특하죠?

홍콩의 시위 현장에는 사회자도, 대형 스피커를 통한 격정적인 연설도 없습니다.

단지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과 열망을 담은 작은 벽보와 메모들만이 거리 곳곳에 빼곡히 붙어있을 뿐입니다.

'침착하고 경계를 소홀히 하지 말자' 는 다짐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요.

홍콩 만의 스타일을 담은 '조용한' 시위, 민주화를 향한 더 '강한' 열망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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