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전범들, 미국 연금으로 호의호식"

"나치 전범들, 미국 연금으로 호의호식"

2014.10.20.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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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정부가 미국에서 추방된 나치 전범들에게 30년 넘게 연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1970년대 말 법무부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나치 전범들을 미국에서 떠나게 하기 위해 편법으로 시행한 조치 때문입니다.

안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강변을 끼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평온한 마을.

아파트 창문 틈으로 90살의 덴징거 씨가 보입니다.

유대인 강제 노동 수용소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나치 전범 덴징거 씨의 수입원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연금.

한 달에 우리 돈 160만 원을 받아 부족한 것 없이 생활합니다.

[인터뷰:덴징거 씨 거주 아파트 이웃]
"어떤 연금을 받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부유하게 사시고 여기저기 빌라도 갖고 계시더라고요."

미국 법무부는 35년 전, 나치 전범들에게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자진 출국하는 조건으로 연금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추방 재판을 피하고 미국 땅에서 빨리 쫓아내기 위해 동원한 편법입니다.

나치 전범 용의자 66명이 이 조치를 받아들였습니다.

국무부의 반대로 조치가 중단되기까지 이 가운데 28명이 이 혜택을 계속 받았고, 덴징거 씨를 포함해 생존해 있는 4명은 지금도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납세자들이 낸 세금이 역사의 죄인들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법무부와 연금관리국은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나치 전범들이 미국 정부의 연금을 받으면서 유럽 등 각지에서 호의호식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개탄했습니다.

YTN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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