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버거워요"...소외된 아픔

"하루하루가 버거워요"...소외된 아픔

2014.10.25.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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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에볼라 사태가 확산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정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서아프리카 현지 주민들은 아직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린 세 자매가 집 앞 벤치에 맥없이 주저앉았습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

그런데 예고 없이 찾아온 에볼라 바이러스로 엄마 아빠를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출산을 앞둔 맞언니는 친정 부모를 대신해서 동생들을 먹여살려야 하는 가장이 됐습니다.

[인터뷰:미아타, 고아]
"많은 도움이 필요해요. 동생들 학교 보내고 옷도 사 입히려면 돈도 필요합니다. 당장 먹을 것조차 없어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사태의 여파로 고아가 된 어린이는 어느덧 수백 명.

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보육원 시설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터뷰:엘리자베스 도, 라이베리아 아동보호기관 당국자]
"최대한 많은 고아들이 보육원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고 가족을 찾아주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볼라가 창궐한 시에라리온 주민들도 하루하루가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없게 된 농부들에게는 당장 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것부터가 걱정입니다.

또, 사망자가 빠르게 늘면서 일손 부족으로 식료품 가격도 급증하고 있는데 역시 뚜렷한 대책은 없습니다.

[인터뷰:마리 할로, 라이베리아 농업부 부장관]
"많은 농부들과 그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농사에 기여해야 할 젊은이들은 대부분 격리 시설로 보내졌고 상당수가 숨졌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언젠간 삶의 터전도 잃을 수 있다는 근심을 안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할 때입니다.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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