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유럽에 각성 촉구..."유럽은 힘빠진 노인"

교황, 유럽에 각성 촉구..."유럽은 힘빠진 노인"

2014.11.26. 오전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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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유럽에서는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난민이나 이주민 복지와 지원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유럽에 대해 활기를 잃은 할머니같다고 질책하면서, 지중해를 거대한 무덤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응건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요즘 이탈리아 남부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표류하는 난민선이 구조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긴급 상황 외에는 구조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 하지만 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올해만 3천 2백여 명이 지중해에 빠져 숨지는 등 참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황으로서는 26년 만에 유럽 의회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연합이 난민 구조와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프란치스코, 교황]
"이민 문제에 대해 단합된 대응이 필요합니다. 지중해가 거대한 무덤이 되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교황은 또, 관료주의 때문에 유럽의 위대한 사상들이 매력을 잃고 있다며 새로운 동력과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유럽을 활기를 잃은 할머니에 비유하며 고용과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프란치스코, 교황]
"유럽은 노쇠하고 힘이 빠진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황의 발언이 유럽연합의 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유럽연합의 금융과 이민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통합을 촉구하는 교황의 잇단 고언에도 불구하고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 성향의 정파가 힘을 얻고 있어 분열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YTN 김응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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