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 부모법' 통과...'맞춤형 아기' 논란

영국 '세 부모법' 통과...'맞춤형 아기' 논란

2015.02.04.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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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의회가 세계 최초로 부모 3명의 유전자를 결합해 아기를 낳는 이른바 '세 부모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불치병을 예방한다는 입법의도와 달리 '맞춤형 아기'를 낳을 수도 있어 생명 윤리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성 질환을 안고 태어난 두 살 제시카 양.

근육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뇌 세포도 서서히 파괴되는 병입니다.

엄마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결함이 있으면 아기는 뇌 장애나 심장 질환, 암 등 150여 개 질환을 물려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인터뷰:비키 홀리데이, 유전병 가진 어머니]
"아기가 음식을 잘 못 삼키고 근육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요. 머리를 가눌 힘도 부족해요."

이런 어머니 쪽 유전 질환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하는 '세 부모 체외수정법'이 세계 최초로 영국 의회에서 가결됐습니다.

두 여성의 난자를 결합해서 건강한 유전자만을 물려받은 아기를 낳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유전적으로는 엄마 2명에 아빠 1명, 부모가 3명이 되는 셈입니다.

세 부모 체외수정 시술이 합법화된 영국에서는 이르면 내년 세 부모를 둔 시험관 아기의 탄생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로버트 윈스턴, 런던 임페리얼대학 교수]
"빈혈 환자에게 적혈구 생성을 돕는 치료를 하듯 (어머니 쪽 유전 질환 대물림을 막기 위해) 건강한 여성의 유전자를 사용하는 방법이죠."

하지만 영국을 비롯한 각국에서는 그동안 인간의 난자나 배아를 자궁에 주입하기 전에 변형시키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해왔습니다.

[인터뷰:제이콥 리스모그, 영국 보수당 의원]
"유전자를 변형시켜서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생명 윤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생물학적 부모가 세 명이 된다는 점에서 종교계의 비판도 예상되는 가운데, 부모의 '입맛'에 맞춰 아기를 낳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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