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들, "어글리 차이니즈는 오지마!"

홍콩인들, "어글리 차이니즈는 오지마!"

2015.02.16. 오전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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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인이 설날 연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바로 말도 통하고 거리도 가까운 홍콩입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홍콩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홍콩의 유명 쇼핑몰 유아용품 코너.

중국 관광객들이 혹시라도 못살까봐 앞다투어 분유통을 집어듭니다.

2008년 멜라민 분유파동 이후 자국 분유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중국인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 1위가 바로 외국산 분유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중국 관광객]
"싸기도 해서 분유를 샀습니다."
(왜요?)
"중국에는 저런 (좋은) 물건이 없어요."

하지만 홍콩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분유 등 유아용품을 중국인들이 싹쓸이하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인들의 생활용품 대량 구매로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홍콩의 물가가 들썩이면서 피해를 고스란히 떠맡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홍콩 주민, 신당인TV]
"중국인들이 웃돈을 주고 분유나 기저귀를 다 사버리면 홍콩 주민들은 쓸 게 없죠."

홍콩인들의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불만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인 탑승 대형 관광버스가 밀려들어 교통혼잡을 야기하는데다, 쓰레기 무단투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홍콩인들은 최근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항의 시위까지 벌이며 분노를 나타냈고, 경찰과 충돌하며 시민 10여 명이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홍콩을 찾은 중국인들의 수는 홍콩 인구의 6배인 4700만 명.

하지만 이른바 '어글리 차이니즈'에 대한 홍콩인들의 불만은 증가하는 관광객 수만큼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해외관광 1억 명 돌파에 이어 올해 1억 5천만 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과 언론은 중국인들에게 관광 매너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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