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선제타격 가능"...북한 외교전략 바뀌나?

"미국에 선제타격 가능"...북한 외교전략 바뀌나?

2015.03.04. 오후 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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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사상 처음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와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적극전인 외교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엔의 권위를 애써 무시해온 북한의 외교 전략이 정말 바뀌고 있는 걸까요?

게스트, 비회원 자격으로 군축회의에 참석한 리수용 외무상은 먼저 미국의 북한 적대시 정책으로 핵보유국이 됐다며 정당성을 강조하더니 나아가 미국을 선제타격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세계 주요 강대국들이 보는 앞에서 노골적으로 미국을 자극하고 나선겁니다.

[인터뷰:리수용, 북한 외무상]
"한 두해도 아니고 반세기 이상 걸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밀었으며 날로 가중되는 핵 위협은 우리로 하여금 핵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에게도 미국을 억제할수 있는, 미국을 억제할수 있고 필요하다면 미국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리수용 외무상은 또 유엔인권 이사회에도 참석해 지난해 채택된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은 거짓 증언에 기초한 것이라며 무효화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나아가 지난해 미국의회에서 공개된 CIA의 불법적인 테러 용의자 고문 실태 보고서를 지적하며 유엔이 인권 문제에 대해 선택적으로 이중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인터뷰:리수용, 북한 외무상]
"(유엔 인권이사회는) 미국의 고문 만행을 긴급 의제로 상정함으로써 인권 문제에서 선택성과 이중 기준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미국을 겨냥해 적극적인 인권 외교에 나선 것은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대외이미지가 더욱 나빠지자, 이를 개선하기위해 기존의 무대응 전략에서 정면 대응으로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외교부 수장인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해 9월 열린 유엔총회에 외무상으로는 15년 만에 처음 북한 대표로 직접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인터뷰:리수용, 북한 외무상]
"우리를 적대시 하지 않는 나라들과 평등한 기초 위에서 인권 대화와 협력을 해 나갈 용의가 있으며 유엔을 비롯한 해당 국제기구들과 인권 분야에서 기술 협조와 접촉, 의사 소통을 도모해나갈 용의가 있습니다."

당시 이수용 외무상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도 만나,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유엔의 대북인권 결의안 채택을 막기 위해 전방위 외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좀처럼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자 올해 초에는 영국에 있는 북한 대사까지 나서 핵실험 중단 카드를 꺼내며 미국의 통큰 결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실상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겁니다.

[인터뷰:현학봉, 주영국 북한 대사]
"북한은 핵실험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책임감 높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미국이 통 큰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협박과 유화공세를 번갈아 반복하는 북한의 외교행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급기야 소니 해킹사건까지 터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붕괴될 것이라는독설을 쏟아냈고 미국의회에서는 북한을 추가로 제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현대 사회에서 그런 체제는 오래 갈 수가 없습니다. 북한이 결국 붕괴되는 것을 보게 될 겁니다."

[인터뷰: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아시아와 전 세계 금융기관 중에 잔인하고 위험한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기관을 찾아내 제재를 강화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북한이 적극적인 외교로, 외교전략 변화에 나선 것 처럼 보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강온 전략, 위협과 유화 공세를 이어가는 과거 북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 국제사회는 지금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인권 문제 등에서 전향적인 조치를 먼저 취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진정성있는 변화는 결국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선택에 달려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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