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성폭행범 "피해자 책임"...방송 금지

인도 성폭행범 "피해자 책임"...방송 금지

2015.03.05. 오전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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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큰 공분을 일으킨 버스 안 여대생 성폭행·살해 사건 범인이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인터뷰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도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인터뷰는 방송 금지됐습니다.

영국 BBC 방송과 영화 제작자 레슬리 우드윈은 2012년 12월 인도 뉴델리 버스 안에서 여대생을 성폭행·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 중인 무케시 싱 등 성폭행범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인도의 딸'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여성의 날'인 오는 8일 영국 BBC 등 7개국에서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사전 공개된 싱의 인터뷰는 "품위 있는 여성은 밤 9시에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성폭행당할 때 저항해선 안 되고 조용히 허락해야 한다"는 등 범죄를 정당화하는 내용 일색이었습니다.

인도 정보방송부는 이 영화의 자국 내 방송을 금지했습니다.

라지나트 싱 인도 내무장관은 상원에 출석해 "영화에 담긴 가해자의 발언이 매우 경멸적이고 여성의 존엄을 모욕하고 있다"며 "어떻게 인터뷰 허가가 내려졌는지 수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단체도 이 사건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영화 제작자와 방송사도 비난했습니다.

영화 제작자 우드윈은 "성폭행범 개인이 아닌 사회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며 "방영 금지 조치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라고 반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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