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성폭행범 "반항 말고 허락해야"...방송 금지

인도 성폭행범 "반항 말고 허락해야"...방송 금지

2015.03.05. 오전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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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2년 인도 뉴델리에서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있었죠.

이 사건을 다른 다큐멘터리가 제작됐는데, 피해 여성의 책임이 크다는 범인의 적반하장식 인터뷰가 담겨 있어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인도 정부가 부랴부랴 방송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박희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12년 12월 뉴델리에서 인도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남성 6명이 여대생을 버스에 태워 성폭행하고 쇠몽둥이로 마구 때린 뒤 도로에 버리고 달아난 겁니다.

피해 여성은 2주일 만에 숨졌고 인도 전역에서는 성폭력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다 이번엔,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범인이 다큐멘터리에서 피해 여성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한 사실까지 알려졌습니다.

범인 무케시 싱은 인터뷰에서, '품위 있는 여성은 밤 9시에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성폭력을 당할 때 저항해서는 안 되고 성폭행을 허락해야 한다'며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오는 8일 '여성의 날'에 맞춰 영국과 인도 등 7개 나라에서 방송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인도 정부는 국내 방송을 금지했습니다.

[인터뷰:라지나트 싱, 인도 내무장관]
"정부는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해서 법원으로부터 다큐멘터리의 방송 금지 명령을 받아냈습니다."

영화 제작자는 성폭행이 개인보다는 사회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방송 금지는 언론 자유 침해라고 반발했습니다.

[인터뷰:레슬리 우드윈, 영화 제작자]
"그를 범죄로 이끈 사고방식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성폭행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입니다."

피해 여성의 부모도 성폭행범들은 여성을 소비하거나 버릴 수 있는 음식처럼 대하고 있다며 다큐멘터리 방송을 지지했습니다.

YTN 박희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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