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피해자 '못 본 척'...알고 보니 자기 어머니

뺑소니 피해자 '못 본 척'...알고 보니 자기 어머니

2015.04.10. 오전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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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의 어머니인 줄 모르고 뺑소니 교통사고 피해자를 지나친 한 중국인 남성의 사연이 중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풍조 탓에 중국인들이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안후이 성 난링 현 고향 집을 찾아 밤길을 재촉하던 장 모 씨, 도중에 피를 흘리고 있는 교통사고 뺑소니 피해자를 발견했지만 귀찮다는 생각에 그대로 지나쳐 집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에게서 어머니가 마중을 위해 집을 나섰다는 얘기를 들었고 불길한 예감에 왔던 길을 되짚어갔습니다.

사고현장에 있던 피해자는 다름 아닌 어머니, 뒤늦게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습니다.

[인터뷰:장 모 씨, 지난 4일]
"차를 돌리면서 피해자가 제 어머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도착해보니 과연 어머니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장 씨처럼 곤경에 처한 사람을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을 도왔다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광둥 성의 우 모 씨는 길가에 쓰러진 노인을 도왔다가 폭행범으로 지목됐고 억울함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009년 톈진의 쉬 모 씨도 남을 도왔다가 폭행혐의로 고소돼 우리 돈 1,8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사건들이 잇따르자 중국에서는 남을 돕다가 문제가 발생한 경우, 도움을 준 사람은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률 제정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 선전 시는 도움을 받고도 허위 주장을 하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률을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남의 일에 무관심한 중국인들의 습성 탓에 어머니까지 잃는 극단적인 경우까지 발생하면서 중국인들이 기본적인 도덕성마저 상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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