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회동에 등장한 체 게바라 암살 전 CIA요원 '논란'

미국·쿠바 회동에 등장한 체 게바라 암살 전 CIA요원 '논란'

2015.04.10.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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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부터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 정상회의에서는 미국과 쿠바 정부 수장이 50여 년 만에 처음 만날 것으로 예상돼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하지만 40여 년전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암살을 주도했던 전직 CIA 요원도 이번 행사 참석을 위해 파나마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주기구 정상회의가 열리는 파나마에서 한 남자가 체 게바라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남자는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암살을 주도한 전직 CIA 요원 펠릭스 로드리게스.

미주기구 정상회의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시민사회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파나마를 찾았습니다.

로드리게스가 들고 있는 사진은 CIA 특수요원으로 활동하던 1967년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를 생포한 뒤 찍은 기념촬영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로드리게스는 볼리비아군의 고문으로 체 게바라 검거 작전을 지휘하면서, 총격전 끝에 부상을 입은 체 게바라를 붙잡았습니다.

이어 체 게바라를 총살하기 전 함께 사진을 찍고, 체 게바라의 소지품은 빼앗아 전리품으로 간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드리게스는 또 1961년 쿠바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CIA가 반체제인사들을 침투시켰던 피그만 침공과 1976년 73명이 숨진 쿠바 여객기 폭파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쿠바 정부 대표단은 파나마 정부에 당장 로드리게스를 추방하라고 요구했고, 대사관 앞에서는 쿠바 정부측 인사들과 쿠바 반정부단체 회원들이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소코로 고메스, 쿠바 정부 지지자]
"테러에 연루된 범죄자를 행사에 참석하도록 허락하는 건 정말 무책임한 일입니다. 미주 대륙 전체에 대한 위협이에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미국과 쿠바의 정부 수장이 모두 참석하면서 50여 년만에 양국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미주기구 정상회의.

하지만 체 게바라 암살의 주역인 전직 CIA 요원의 등장으로 예상치 못한 긴장과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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