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물 봉납한 아베...방미 전 '미국 눈치 보기'

공물 봉납한 아베...방미 전 '미국 눈치 보기'

2015.04.21. 오후 6:1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참배하는 대신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아베 내각의 각료들도 약속이나 한 듯 이례적으로 참배를 자제했는데요, 주변국을 배려했다기보다는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을 의식한 행보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야스쿠니 신사 봄 제사 시작일, 아베 총리는 직접 참배하는 대신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공물은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라는 명의로 했으며 공물료는 사비로 냈습니다.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해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을 샀던 아베 총리는 지난해 봄과 가을 제사, 그리고 8월 15일 일본 패전일에도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인터뷰: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공물 봉납은 총리의 개인으로서의 행동으로 정부로서는 견해를 말씀드릴 것이 없습니다."

야스쿠니 단골 참배객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과 야마타니 에리코 국가공안위원장, 아리무라 하루코 행정개혁담당상 등 아베 내각의 여성 각료 3인방도 참배를 하지 않았습니다.

봄 제사 첫날에 참배를 했던 전례에 비춰 아베 총리를 포함한 각료 전원이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아베 내각 출범 후 처음입니다.

이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가를 배려했다기보다는 오는 26일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높습니다.

또 중·일 정상회담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반둥회의 60주년 기념식에 아베 총리와 함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만큼 관계개선을 위한 촉매제로 활용하려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마이클 척, 일본 조치대학 교수]
"아베 총리는 '나는 열렬한 지지자가 많지만 야스쿠니에는 가지 않았다.' 그런 만큼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반둥 기념연설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일 정상회담이 일본의 희망 사항에 그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