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사 빠짐없이 기록하라"...곤혹스러운 일본

"日 역사 빠짐없이 기록하라"...곤혹스러운 일본

2015.05.22.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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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이코모스(ICOMOS)가 일본이 신청한 23개 근대 산업화 시설에 대해 '등재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도 관련된 역사를 빠짐없이 기술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유산 등재를 협의하기 위한 한·일간 첫 양자협의에서 우리 측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일본을 압박했는데요.

일본은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이코모스(ICOMOS)가 지난 15일 공개한 권고안입니다.

일본 정부가 신청한 23개 근대 산업화 시설에 대해 '등재 권고'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면서 23개 모든 시설과 관련된 역사를 빠짐없이 명기하도록 적시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 징용 문제를 피하려고 1850년에서 1910년까지 등재 시기를 한정하는 꼼수를 부렸지만 '이코모스'가 이를 문제 삼은 겁니다.

[최종문, 한국 유네스코 협력대표]
"1910년 이후를 기록하라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하면 우리가 계속 주장해왔던 것이 강제징용이니까 그런 것을 다 포함하라고 일본에 대해 권고하는 것입니다."

'이코모스'는 또 일본 정부에 2017년 12월까지 진행 과정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반드시 제출하라고 못 박았습니다.

일본 근대 산업시설에 대해 등재를 권고하면서도 사실상 한국 측의 주장을 전면 수용한 겁니다.

세계유산 등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한·일 첫 양자 협의에서 우리 측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사실을 외면한 채 단순히 산업혁명 시설로 미화하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유산을 보호하는 세계유산협약 기본정신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종문, 한국 유네스코 협력대표]
"한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창의적 방안이 여러 가지 있으니까 그것에 관해 한일 간에 계속 협의를 해야 합니다."

우리 측의 우려와 이코모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이 정치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한국은 정치적인 주장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한·일 양국은 다음 달 말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에 앞서 한두 차례 더 만날 예정이지만 이코모스가 일본 측에 등재를 위한 강력한 전제조건을 달면서 일본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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