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국민투표로 동성결혼 합법화..."평등권 확대 전기"

아일랜드, 국민투표로 동성결혼 합법화..."평등권 확대 전기"

2015.05.24.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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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일랜드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의회 입법이 아닌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보수 국가에서 벌어진 놀라운 변화가 국제사회의 평등권 확대 운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입니다.

김응건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일랜드 유권자들이 마침내 국민투표를 통한 '동성 결혼 합법화'라는 새 역사를 일궈냈습니다.

개표 결과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안건은 예상한 대로 20%포인트가 넘는 큰 차이로 가결됐습니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
"평등한 결혼을 투표로 결정한 새 역사를 썼습니다 투표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투표율도 최근 있었던 다른 국민투표의 두 배 가까이 이르며 높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개방적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대세를 갈랐다는 분석입니다.

[브레드르 헤거티, '동성 결혼' 지지자]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올바른 투표를 했습니다. 정말 기쁘고 황홀한 날입니다."

가족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한 보수층도 적극적인 투표에 나섰지만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습니다.

[피델마 임스, '동성 결혼' 반대 의원]
"신원이 공개돼 위협을 받을 것을 우려해 반대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다고 봅니다."

이로써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됐습니다.

지난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과 프랑스 등 18개국과 미국 30여 주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지만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에 명시한 것은 처음입니다.

[데이비드 노리스, 아일랜드 '동성연애자' 운동가]
"아프리카·아시아, 러시아의 동성연애자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문명국, 아일랜드를 따르십시오!"

20년 전까지 이혼이 불법이었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한 아일랜드의 이런 변화가 성적 소수자에 대한 평등권 확대 운동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응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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