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사랑의 자물쇠' 철거..."언약은 추억 속으로"

파리 '사랑의 자물쇠' 철거..."언약은 추억 속으로"

2015.06.02. 오전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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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 파리에는 다리 난간에 자물쇠가 주렁주렁 매달린 명물이 있죠.

전 세계 연인들이 사랑을 약속하며 다리에 채운 건데요, 하지만 이 자물쇠가 다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결국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김응건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파리 센 강을 가로지르는 퐁데자르 다리,

보행자만 다니는 이 다리에는 난간마다 수많은 자물쇠가 매달려 있습니다.

7년 전부터 이곳을 찾은 연인들이 변치 않는 사랑을 다짐하며 하나둘 자물쇠를 채우기 시작한 것이 무려 백만 개 가까이 이르렀습니다.

자물쇠 무게만 무려 45톤, 이 때문에 지난해 난간 일부가 무너지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파리 시 당국은 결국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브뤼노 쥘리아르, 파리 부시장]
"문화재를 보호하고 안전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파리 시는 자물쇠와 함께 철제 난간을 떼 내고, 투명 플라스틱판을 달아 자물쇠를 걸지 못하게 할 계획입니다.

파리의 명물이 사라지는 장면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관광객들은 길가 난간에 자물쇠를 채우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캐서린, 미국인 관광객]
"다리 중간에 자물쇠를 달려고 했는데, 못하게 돼서 길가에 달으려고 합니다."

[왕 슈, 호주 관광객]
"박물관이나 다른 곳에 전시해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파리 당국은 센 강의 다른 다리에 채워진 사랑의 자물쇠들도 모두 철거한다는 방침입니다.

사랑의 자물쇠는 이미 중국과 모로코 등 다른 나라로도 퍼지고 있어, 세계 연인들의 특별한 추억 만들기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응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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