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날개'를 달다...호주 오창원 감독

카메라에 '날개'를 달다...호주 오창원 감독

2015.07.04.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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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무인 항공기, 드론을 이용한 항공 촬영 덕분에 하늘에서 바라본 신비로운 세상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요.

항공촬영을 좋아하는 한 호주 동포는 취미를 살리기 위해 촬영용 드론을 제작하다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까지 참여하게 됐다고 합니다.

나혜인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 사이로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폭포.

모래바람을 휘날리며 숨 막히게 질주하는 자동차까지.

공중에서 생동감 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무인 항공기, 드론이다.

더 높이, 더 멀리.

호주 동포인 오창원 촬영 감독이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자유자재로 조종하고 있다.

[오창원, 항공 촬영 감독]
"이 일이 제게는 꿈의 직업이죠. 촬영하는 부분, 드론 날리는 부분, 기술·기계 개발, 연구 개발도 재미있고 사람 관리하는 것도 제 취미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는 것도 좋아요."

호주에서 태어난 오창원 감독은 20대 시절을 한국에서 방송 제작 경험을 쌓으며 보냈다.

다시 호주에 돌아와 광고 제작사를 차린 오 감독은 틈날 때마다 모형 헬기를 날리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다 문득 '모형 헬기에 카메라를 장착해 공중 촬영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바로 실행에 옮겼지만 영상 흔들림이 너무 심해 급기야 촬영용 드론을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다.

무거운 카메라를 드론에 장착해 안정적인 화면을 담아내기까지는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오창원, 항공 촬영 감독]
"상황에 따라서 맞춤 제작을 합니다. 예를 들면 프로펠러도 바꾸고, 속도도 바꾸고, 컴퓨터 시스템도 설정을 바꾸고, 팔 길이와 팔 각도도 변화시키고... 여러 면에서 프로젝트와 상황에 맞게, 날씨에 맞게 개조를 합니다."

50kg이 넘는 드론은 공중에서 최고 시속 160km까지 날 수 있다.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조작이 서툴러 급하강을 하거나 착륙할 때 사람이나 물체에 부딪치면 기계 파손은 물론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의 팀워크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드론 촬영이 안전사고와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퀀튼 필, 동료]
"(오창원 감독은) 영화와 TV 광고 제작 경험, 그리고 최신식 항공 기계 기술을 모두 갖췄습니다."

2년 전 문을 연 오창원 감독의 회사는 촬영 전문 업체가 아닌 항공 회사로 등록됐다.

드론 조종의 안전성을 검증받은 만큼 경쟁 업체에 비해 촬영비가 6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오 감독의 기술력과 최상의 팀워크가 보여준 결과물에 제작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200여 편의 광고와 일곱 편의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오창원, 항공 촬영 감독]
"할리우드 영화 제작 문의가 거의 1~2주일에 하나씩 들어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너무 바빠서 그 많은 영화들을 다 하지 못하고 우리가 이제는 사실 영화를 골라서 찍게 됐습니다."

요즘 오 감독은 올해 말에 개봉하는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항공 촬영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창원 감독의 취미를 넘어선 새로운 도전 덕분에 우리는 그동안 볼 수 없던 세상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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