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정상회의 중대 고비...협상 '난항' 예상

유로존 정상회의 중대 고비...협상 '난항' 예상

2015.07.07. 오전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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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 채권단이 국민투표를 통해 긴축안을 거부한 그리스에게 협상의 문은 열려 있지만 새로운 제안을 내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1시에 열릴 유로존 정상회의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재개 여부와 관련한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그리스는 어떤 제안을 내놓을지,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일지 유로존 국가들은 물론 금융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안소영 기자!

이제 그리스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구제금융 협상을 위해서 그리스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우선 채권단과 협상을 주도해 왔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어제 자진 사퇴했습니다.

국민투표가 찬성으로 나오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던 장관인데 반대 결과에도 불구하고 사임한 겁니다.

바루키스 장관은 사실 채권단이 가장 꺼려온 강경파 협상 파트너입니다.

그리스는 바루키스 장관을 사퇴시켜서 채권단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바루키스 장관의 후임에 임명된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장관은 지난 4∼6월 국제 채권단과 벌인 구제금융 실무협상을 이끈 책임자입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어제 정당 대표들을 불러 7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국민투표 결과가 유로존 과의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마련했습니다.

적극적인 협상 복귀 노력을 위해 이런 유화적인 태도를 잇따라 취하고는 있지만,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무엇보다 국민투표로 힘을 얻은 치프라스 총리가 IMF 보고서에 담긴 채무 탕감안을 정상회의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 돈으로 빚 66조 원을 탕감해 줄 것과 만기를 20년 연장해 줄 것, 구제금융 6백억 달러 추가 투입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돼 협상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앵커]
국민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회의를 앞두고 국제 채권단은 여전히 그리스에 강경한 입장인가요?

[기자]
유로존 정상들은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1시에 긴급회동을 갖고 그리스의 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그리스는 국제 채권단에게 눈의 가시였던 재무장관까지 사임시키면서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지만 채권단의 입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양대 채권국인 메르켈 독일 총리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협상의 문은 열려있지만, 그리스가 신뢰할만한 새 제안을 내놔야만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스는 믿을 만한 신빙성 있는 제안을 내놔 유로존에 남겠다는 의사를 보여주십시오."

[앵커]
채권단이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재정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남부 유럽 국가들에 미칠 영향 때문인가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이번 그리스 사태가 비단 그리스에만 국한 된 문제가 아닙니다.

채권단이 이번 협상에서 그리스에 양보를 하면 재정이 부실한 유럽 국가들이 줄줄이 그리스를 뒤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긴축 재정으로 고통받고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이 "우리도 빚을 탕감해 달라, 왜 그리스만 해주냐" 이런 식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제2의 그리스로 떠오르는 스페인이 주목됩니다.

올 연말 총선이 치러지는 스페인은 이번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민주주의 승리라면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긴축 재정에 반대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페인의 포데모스 당이 승리하면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또 이번 구제금융 협상이 마지막 기회가 될 그리스에게 유로존을 탈퇴하는, 그렉시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때문에 긴축에 반대하는 남유럽의 좌파 바람을 타고 포르투갈도 유로존 탈퇴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유로존 정상회의는 그리스 사태의 향방을, 나아가 유로존 해체의 앞날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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