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도 못 간 행진...日 시민들이 혐한시위 막아냈다

10m도 못 간 행진...日 시민들이 혐한시위 막아냈다

2016.06.05. 오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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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국회가 지난달 혐한시위로 대표되는 '헤이트 스피치'를 억제하기 위한 법률을 통과시켰는데요.

일부 우익단체가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편법 혐한시위를 벌이자 일본 시민들이 이들을 몸으로 막아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일본 국회를 통과해 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헤이트 스피치' 억제 법안.

재일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가와사키시에서 그동안 십여 차례 혐한 시위를 벌였던 단체가 또다시 거리행진에 나섰습니다.

차별적인 언동을 금지하는 '헤이트 스피치' 법안을 의식한 듯 기존에 사용하던 과격한 표현 대신 한국을 우회적으로 헐뜯는 팻말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행진은 10m도 채 가지 못했습니다.

혐한시위 중단을 외치는 수백 명의 시민에 둘러싸여 40분 만에 도망치듯 자진 해산했습니다.

[혐한시위 반대 시민 : 헤이트 스피치를 하는 사람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위에 앞서 가와사키시에서 재일한국인이 이사장을 맡은 사회복지법인이 반경 500m 이내의 '헤이트 스피치' 금지를 법원에 청구해 시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았습니다.

가와사키시도 우익단체가 신청한 공원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우익단체는 장소를 변경해 인근 공원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하겠다며 경찰로부터 도로 사용을 허가받는 꼼수를 부렸지만 결국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헤이트 스피치' 억제 법안에 벌칙 조항이 없어 혐한 시위가 좀 더 교묘한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더욱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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