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 최' 씨가 '킴, 파크, 초이' 씨로 불리는 이유

'김, 박, 최' 씨가 '킴, 파크, 초이' 씨로 불리는 이유

2017.01.02. 오전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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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글은 알파벳으로 발음을 정확하게 표기하기 어려운 문자 가운데 하나죠.

그런데 최근에 한 외신이 한글 이름을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방식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실제 발음과 다르게 쓰는 경우가 많아서 외국인들이 혼란스럽다는 건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라이언 멀버니 / 미국인 관광객 : 킴, 파크, 리, 초이, 캥, 챙]

미국인들이 발음하는 한국인 성입니다.

[김보경 / 대학생 : 김, 박, 이, 최, 강, 장]

한국 사람의 발음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AP통신은 한국의 대표적인 성을 실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면 김은 Ghim, 박은 Bahk, 최는 Choe에 가깝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유독 한글 이름의 발음이 실제와 다른 이유는 뭘까?

AP통신은 영어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과거에 영문 이름을 정할 때 비슷한 영어 단어를 빌려 쓰거나 부정적인 단어를 피하려고 표기법을 바꾸다 보니 발음이 실제와 달라졌다는 겁니다.

[정희원 /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 KIM이라 LEE 같은 게 이미 영어권에서 사용되는 이름이고…영어에 이미 있는 단어를 가져다가 친숙한 것으로 쓰고자 했던 것이 관습적으로 굳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0년 한국 정부가 실제 발음에 충실한 로마자 표기법을 정하긴 했지만, 사람들의 성과 이름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부모의 영문 표기법을 그대로 이어받아 썼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같은 성인데도 영문 표기법이 제각각인 경우도 많습니다.

박찬호와 박세리, 이승만과 이명박 등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국어 로마자 표기법의 경우 최대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려다 보니 한글 고유의 음절을 파괴하는 등의 단점이 있어 찬반 논란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게 목적이라면 어떤 원칙을 적용하든 일관된 통일성부터 갖추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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