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대신 회사 사장 손 잡고 입장한 신부

아버지 대신 회사 사장 손 잡고 입장한 신부

2017.03.09. 오전 11: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아버지 대신 회사 사장 손 잡고 입장한 신부
AD

홍콩상하이은행에 다니는 제니퍼는 얼마 전 결혼식을 치렀다. 11년 동안 만나온 샘과 함께 살아가기로 약속한 자리. 둘은 함께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신랑이 필요치 않은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는 성 소수자다.

하지만 제니퍼의 부모님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딸이 동성을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샘을 볼 때마다 제니퍼의 아버지는 '사라지라'는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제니퍼는 남자를 만나보려고, 가짜로라도 남자와 결혼해보려고 애썼지만 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 없었다.




(▲ 지난 2월 홍콩상하이은행에서 유튜브에 공개한 제니퍼와 샘의 결혼식 영상/ HSBC NOW)

결국 제니퍼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대신 상사인 HSBC 회장 존 리가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두 명의 신부, 두 명의 나이든 어른이 함께 행진하는 가운데 결혼식은 축복 속에 끝났다. 지난 2월 HSBC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제니퍼는 "결혼식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축하해주러 오다니 꿈만 같았다"고 말한다.

존 리 회장은 제니퍼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천천히 걷도록 해라'고 말하며 다독였다. 비록 대만에서 아직 동성결혼이 합법은 아니지만, 그녀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두 사람의 사랑을 축복했다. 여느 결혼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니퍼는 "우리의 결혼식이 성 소수자들에게 힘이 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YTN PLUS 김지윤 모바일PD
(kimjy827@ytnplus.co.kr)
[사진 출처=HSBC]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유튜브 구독자 450만 달성 축하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