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할리우드 '와인스틴 성추문' 일파만파

[뉴스인] 할리우드 '와인스틴 성추문' 일파만파

2017.10.12. 오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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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30여 년 동안 여배우들과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때문인데요.

세계적인 여배우인 앤젤리나 졸리와 기네스 펠트로까지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기네스 펠트로는 신인 시절이었던 22살 때, 와인스틴이 '호텔 방으로 와서 마사지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고, 브래드 피트가 와인스틴에게 크게 화를 냈다고 하는데요.

앤젤리나 졸리도 와인스틴이 과거 자신을 호텔 방에서 추행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와인스틴은 기네스 펠트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비롯해 '굿 윌 헌팅' '시네마 천국' 등 수많은 흥행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동생과 함께 영화사 미라맥스, 와인스틴 컴퍼니를 설립했고, 1990년대 초반까지 인디 영화 감독이었던 스티븐 소더버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발굴해 '킹 메이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그에게 대항하지 못했던 피해자들도 성추문 의혹이 보도되자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캐서린 켄달 / 美 배우 : 안마를 하고 싶지 않으면 가슴을 보여줄 수 있느냐며 셔츠를 올려서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했어요.]

[토미 앤 로버츠 / 과거 배우 지망생 : 와인스틴 회사에 전화해서 내가 당한 일을 말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죠. 누가 내 말을 믿어줄까요?]

와인스틴은 대외적으로는 '진보의 대명사'로 불렸습니다.

열혈 민주당 지지자로, 미국 대선 때 오바마와 힐러리를 위한 성대한 모금 행사를 열기도 했고,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페미니즘 운동에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는데요.

그의 추악한 이중생활이 드러나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충격에 몸서리쳐진다"며 그에게 받은 정치자금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도 "여성을 그런 식으로 비하하는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성명을 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잇따라 그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평소 와인스틴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메릴 스트립은 "그가 배우들에게 강압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그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고,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SNS에 "성희롱이나 성폭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목소리를 낸 여성들의 힘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썼습니다.

이 밖에 조지 클루니, 콜린 퍼스, 케이트 윈슬렛, 엠마 왓슨 등 많은 배우가 분노와 유감을 드러냈는데요.

하이틴 스타 출신 배우 린제이 로한과 패션 브랜드 DKNY를 설립한 디자이너 도나 카란은 와인스틴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당한 와인스틴은 '성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유럽의 치료센터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그의 아내는 "남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는데요.

30년 동안 곪아온 성 추문 폭로사건.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악용해 약자들의 인권을 짓밟는, 잘못된 행태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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