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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 출연자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이라크에 발달한 아라비아판 지하 22km에서 발생
-판의 경계에 위치, 크고 작은 지진 잦아
-우리나라는 판 내부에 위치, 지진 빈발 안 해도 누적되긴 마찬가지
-판 내부에 위치한 中, 지난번 쓰촨성 지진은 판 경계서 발생, 의문
-규모 6점대만 되도 위험한 지진으로 봐야
-이란 이라크 지진 당일 코스타리카도 지진, 직접적 연관성은 없어
-큰 지진 발생 시 1천여km 내 다른 지역에서도 유발현상 가능성
-이란, 내진설비 부족, 반면 코스타리카 비교적 준비 잘 돼 있어 피해 적어
-우리나라 2000년대 이후 건축물 지진은 비교적 안전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바로 얼마 전에 세계 최악의 지진참사가 발생했었죠.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 밤에 이란과 이라크 접경지역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서 최소 400여 명이 숨지고 7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지금 집계가 되고 있는데요. 아직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도 많아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지진 재앙'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관련해서, 지진 전문가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홍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이하 홍태경): 안녕하세요.
◇ 신율: 지진이 발생한 지역이 이란하고 이라크 접경지역이죠?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이번 지진은 이란과 이라크의 접경지에서 발생했는데요. 정확히는 이라크 영토 내에서 발생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라크 쪽에서 발달한 판이 있는데, 아라비아판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요. 이 아라비아판이 바로 이란 밑으로 침강을 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지하, 초기에는 33km로 발표됐지만 이후에 수정된 결과에 의하면 지하 22km에서 발생한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곳에서 규모 7.3이나 되는 강력한 지진이 발생을 하다 보니까 땅을 크게 흔들게 됐는데요. 특별히 단층의 방향이 북서방향에서 남동방향으로 발달한 경계선인데요. 에너지가 이란 방향으로 훨씬 더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침강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 영토에서 발생했지만 이란에서 훨씬 더 많은 피해가 일어났습니다.
◇ 신율: 여기가 쿠르드족이 사는 그 지역 근처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렇죠?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 신율: 이란·이라크·터키 이 접경지역에 쿠르드족이 모여 살거든요. 이거 참 큰일인데요. 이 지역에서 그러면 지금 아라비아판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을 했겠네요?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판의 경계부다 보니까 크고 작은 지진들이 쉴 새 없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규모 6점대, 7점대의 지진들이 아주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아라비아 반도 주변으로 판의 경계부가 둘러싸여있어서 이 아라비아반도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지진이 빈발하는 그런 지역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판이 만나는 지역이 굉장히 불안한 것 같아요.
◆ 홍태경: 그렇습니다. 판과 판이 서로 구분이 되는 지역에서는 서로 이동하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이동하는 방향은 판의 이동에 따라서 바로 움직이면 좋지만 그 접경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힘이 누적될 때까지는 서로 이동하지 않고 버티게 되거든요. 그러다가 판이 더 이상, 계속 움직여야 되는데 못 움직이는 에너지가 어느 임계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그때서야 부서지게 되는데, 이게 바로 지진이 되는 겁니다.
◇ 신율: 그러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판과 판이 만나는 지대가 안 되니까 비교적 안전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홍태경: 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태평양판이 일본열도와 충돌을 하고, 또 일본열도 남쪽에서는 필리핀판이 또 일본열도와 충돌을 하는데요. 이것으로부터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판의 경계부로부터 1천여km 이상 떨어져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곳에 지진이 발생하지는 않는 것은 아니고요. 판의 경계부에서는 지진이 빈발하고 또 큰 지진도 많이 발생하는데, 판의 안쪽에서는 지진은 빈발하지는 않기는 하지만 이 힘이 꾸준히 누적되는 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힘이 어느 정도 임계치에 도달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지진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역사적으로 보면 큰 지진들이 발생한 기록들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 신율: 그러면 전 세계에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고 봐야겠네요. 그렇죠?
◆ 홍태경: 예. 굳이 따지자면 사실 몇몇 지역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아프리카판의 지역에서 북쪽 지역에 해당되는 지역은, 아프리카판 전체가 하나의 큰 판인데요. 이 내륙지역에서는 사실은 지진이 굉장히 발생하지 않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사실 만약에 더 안쪽으로만 위치해있었다고 한다면 지진이 보다 더 적게 발생할 확률이 높았는데, 1천여km가 떨어진 이 경계부라도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유입이 되는 곳이고요. 또한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서쪽이라고 해당하는 바로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히말라야 산 일대에서도 에너지가 우리나라로 계속 유입이 되거든요. 그런 중복현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마찬가지로 지진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중국은 어떻습니까?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쓰촨성에서도 규모 7.0인가요. 강진도 발생해서 1백여 명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있었는데. 중국도 그러면 판의 중간입니까, 판이 만나는 뎁니까?
◆ 홍태경: 중국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와 같이 판의 경계부가 아닌 내륙이라 할 수 있는데요. 중국은 조금 특이한 상황인 게,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해서 히말라야 산맥을 만드는데요. 그 동쪽 끝자락이 바로 티벳고원입니다. 이 티벳고원에서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힘이 굉장히 많이 축적이 되는 곳이고, 이 티벳고원에서 발생한 지진이 바로 쓰촨성 지진입니다. 그래서 쓰촨성 지진은 어떻게 보면 판의 경계부에서 발생한 지진이라고 봐도 무방하고요. 그런데 중국은 쓰촨성 지진뿐만 아니라 또 중국 동쪽 지역, 우리가 과거에 탕산 지진이라고 하는 굉장히 큰 피해를 일으켰던 지진은 중국 동쪽 지역에서 발생을 했는데, 이것은 탄루단층이라고 하는 굉장히 큰 화산단층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필리핀판으로부터 유입되는 힘과 아까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충돌하는 힘이 누적이 되는 또 다른 지역이 바로 그 탄루단층인데요. 그곳을 따라서 큰 지진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사실 종합해서 본다면 쓰촨성 지진의 규모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봐야 되나요?
◆ 홍태경: 예. 어느 지역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은 그곳의 땅의 성질과 누적 가능한 최대 에너지에 달려있습니다. 그것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과거에 어느 정도 크기까지 지진이 발생했느냐를 보면 사실 굉장히 쉽고 빠른 방법인데요. 그래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계기지진자료라고 하는 지진계 기록된 자료도 보기도 하고, 또 역사기록물에 남아있는 피해 자료를 보기도 하는데요. 역사기록물에 남아있는 피해 자료는 규모 7 내외로 평가되는 지진들이 발생한 기록이 있고요. 지진계 기록된 걸로는 1952년도에 평양 서쪽 지역, 강서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2 지진이 있었습니다.
◇ 신율: 6.2요. 그러면 그것도 굉장히 강진에 속하는 거죠.
◆ 홍태경: 그렇습니다. 6점대만 되더라도요. 예전에 뉴질랜드에서 발생했던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이 규모 6점대 지진이었는데, 수 백여 명의 사망자를 유발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위험한 지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리고 제가 또 궁금한 게 이란하고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그 지진이 발생한 날 코스타리카에서도 지진이 발생을 했다. 그런데 이 두 지역은 상당히 떨어져있거든요.
◆ 홍태경: 코스타리카 지역 같은 경우에는 코스타리카 지역이 바로 중남미 지역에 해당하는데요. 코코스판과 남미판이 충돌하는 곳입니다. 코코스판이라고 굉장히 조그만 판이 또 하나 있는데, 이 판이 남미판 밑으로 섭입을 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이 섭입대에서 지진이 발생했고요. 그 여파로 규모 6점대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진은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가 크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긴 한데, 이곳 따라서도 크고 작은 지진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판의 경계부라는 것은 동일하지만, 같은 판의 경계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신율: 제가 홍태경 교수님께 이걸 왜 여쭤봤냐면, 지진이 한 군데에서 일어나면 다른 데에서 일어나는 게 드문 현상이 아니거든요, 다른 데서도 일어나는 게. 이게 비록 판은 다르고 그렇지만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 홍태경: 아주 근거리에서 발생한 지진 같은 경우에는, 근거리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근접지역에 그 에너지가 전달이 되면서 또 다른 지진을 유발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수 천km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두 지진이 서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판과 판은 서로 간에 항상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든 지진이 발생하는 건 지구상에서는 사실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단지 이란과 이라크 접경에서 발생한 그날, 하필이면 코스타리카 지역에 또 다른 지진이 발생했을 뿐이고요. 이런 일은 매일매일 사실 발생하고 있습니다.
◇ 신율: ‘불의 고리’라는 거 있잖아요, 왜. 그렇죠? 그럼 불의 고리에서 예를 들면 한 군데서 지진이 발생하면 그 불의 고리가 쭉 chain reaction으로 다른 데서 또 발생할, 그럴 가능성은 없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군요.
◆ 홍태경: 예.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1천여km 안쪽에 있는 지진 같은 경우에는 큰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유발현상으로 지진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또 보고에 의하면 굉장히 큰 지진 같은 경우에는 심지어 수 천km 넘어선 지역에, 그때는 물론 지진은 크지는 않지만 작은 지진들을 유발한다는 게 알려져 있거든요. 하지만 큰 지진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우리가 초대형 지진이라고 하는 규모 8.5가 넘어서지 않는 한 그런 chain reaction처럼 발생하기는 사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 신율: 그런데요. 지금 규모 그 정도라고 했는데, 동일본대지진 있지 않습니까. 동일본대지진 같은 경우에는 그러면 그건, 그때 우리나라는 지진 같은 거 안 일어났잖아요, 가깝지만.
◆ 홍태경: 그런데 보고에 의하면요. 저도 마찬가지로 연구를 했었고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에 지진파가 한반도로 전달이 되면서 작은 지진 규모인데요. 굉장히 많이 발생했습니다.
◇ 신율: 우리가 느끼지 못해서 그렇군요.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많이 발생했고요. 또 그뿐만 아니라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한반도도 끌려가는 일이 발생하면서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5~6년 동안 지진 발생빈도가 격증하는 일이 발생했거든요. 그래서 경주 지진도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효과가 반영이 돼서 지진이 발생한 게 아닌가, 라고 추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 신율: 그리고 또 한 가지 제가 궁금한 게, 아까 코스타리카에서는 사망자가 적다, 비교적 인명피해가 적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란·이라크하고 코스타리카에서 똑같이, 물론 하나는 6.5지만, 하나는 7.0이고. 그런데 이게 위아래로 흔들리는 지진과 양옆으로 흔들리는 지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맞습니까?
◆ 홍태경: 정확히는 틀린 표현이고요. 사실 두 지진은 판이 섭입하는 방향이라든가 발생한 깊이가 사실 두 지진이 굉장히 유사한 상황입니다, 지금. 아주 우연의 일치로 굉장히 규모만 다를 뿐이지, 북서에서 남서 방향으로 발달한 단층이고 그다음에 그 아래로 섭입하는 방향조차도 거의 유사한 두 개의 모양을 띠고 있는데요. 이 두 지진이 규모만 약간 차이 날 뿐인데, 단지 인구밀도가 어느 지역이 높냐 낮냐의 그 차이가 좀 있고요. 그다음에 어느 정도 내진설계가 돼 있느냐의 차이가 있는데, 물론 이란 지역도 산악지역이고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발생해서 피해가 이 정도지만, 산악지역에 살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이 지진에 대한 내진설비가 많이 안 돼있는 가옥이 있다 보니까 피해가 커진 거고요. 코스타리카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인구밀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이지만, 다만 이곳에서는 지진이 빈발하는 것에 대해서 비교적 잘 준비돼있는 상황으로 평가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가 줄어든 걸로 판정이 되고 있고요.
◇ 신율: 그럼, 교수님. 내진설계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 내진설계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 홍태경: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 내진성능이 굉장히 향상이 돼서 대부분의 국가기간시설이라든가 주요 건물, 그다음에 민간건축물에도 규제가 적용이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주요 지진에 대해서는 주요 기간시설은 다 견딜 수 있게 돼 있고요. 2층 이상의 민간 건축물에도 권고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2000년대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문제는 그전에 지은 건물이겠네요.
◆ 홍태경: 그렇습니다. 우리 굉장히 그전에 지어진 건물들이 많고요.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내진성능이 반영이 안 된 학교 건축물이 70% 이상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곳에서 만약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학생들이라든가, 굉장히 큰 피해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태경: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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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 출연자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이라크에 발달한 아라비아판 지하 22km에서 발생
-판의 경계에 위치, 크고 작은 지진 잦아
-우리나라는 판 내부에 위치, 지진 빈발 안 해도 누적되긴 마찬가지
-판 내부에 위치한 中, 지난번 쓰촨성 지진은 판 경계서 발생, 의문
-규모 6점대만 되도 위험한 지진으로 봐야
-이란 이라크 지진 당일 코스타리카도 지진, 직접적 연관성은 없어
-큰 지진 발생 시 1천여km 내 다른 지역에서도 유발현상 가능성
-이란, 내진설비 부족, 반면 코스타리카 비교적 준비 잘 돼 있어 피해 적어
-우리나라 2000년대 이후 건축물 지진은 비교적 안전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바로 얼마 전에 세계 최악의 지진참사가 발생했었죠.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 밤에 이란과 이라크 접경지역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서 최소 400여 명이 숨지고 7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지금 집계가 되고 있는데요. 아직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도 많아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지진 재앙'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관련해서, 지진 전문가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홍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이하 홍태경): 안녕하세요.
◇ 신율: 지진이 발생한 지역이 이란하고 이라크 접경지역이죠?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이번 지진은 이란과 이라크의 접경지에서 발생했는데요. 정확히는 이라크 영토 내에서 발생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라크 쪽에서 발달한 판이 있는데, 아라비아판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요. 이 아라비아판이 바로 이란 밑으로 침강을 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지하, 초기에는 33km로 발표됐지만 이후에 수정된 결과에 의하면 지하 22km에서 발생한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곳에서 규모 7.3이나 되는 강력한 지진이 발생을 하다 보니까 땅을 크게 흔들게 됐는데요. 특별히 단층의 방향이 북서방향에서 남동방향으로 발달한 경계선인데요. 에너지가 이란 방향으로 훨씬 더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침강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 영토에서 발생했지만 이란에서 훨씬 더 많은 피해가 일어났습니다.
◇ 신율: 여기가 쿠르드족이 사는 그 지역 근처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렇죠?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 신율: 이란·이라크·터키 이 접경지역에 쿠르드족이 모여 살거든요. 이거 참 큰일인데요. 이 지역에서 그러면 지금 아라비아판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을 했겠네요?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판의 경계부다 보니까 크고 작은 지진들이 쉴 새 없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규모 6점대, 7점대의 지진들이 아주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아라비아 반도 주변으로 판의 경계부가 둘러싸여있어서 이 아라비아반도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지진이 빈발하는 그런 지역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판이 만나는 지역이 굉장히 불안한 것 같아요.
◆ 홍태경: 그렇습니다. 판과 판이 서로 구분이 되는 지역에서는 서로 이동하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이동하는 방향은 판의 이동에 따라서 바로 움직이면 좋지만 그 접경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힘이 누적될 때까지는 서로 이동하지 않고 버티게 되거든요. 그러다가 판이 더 이상, 계속 움직여야 되는데 못 움직이는 에너지가 어느 임계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그때서야 부서지게 되는데, 이게 바로 지진이 되는 겁니다.
◇ 신율: 그러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판과 판이 만나는 지대가 안 되니까 비교적 안전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홍태경: 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태평양판이 일본열도와 충돌을 하고, 또 일본열도 남쪽에서는 필리핀판이 또 일본열도와 충돌을 하는데요. 이것으로부터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판의 경계부로부터 1천여km 이상 떨어져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곳에 지진이 발생하지는 않는 것은 아니고요. 판의 경계부에서는 지진이 빈발하고 또 큰 지진도 많이 발생하는데, 판의 안쪽에서는 지진은 빈발하지는 않기는 하지만 이 힘이 꾸준히 누적되는 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힘이 어느 정도 임계치에 도달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지진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역사적으로 보면 큰 지진들이 발생한 기록들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 신율: 그러면 전 세계에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고 봐야겠네요. 그렇죠?
◆ 홍태경: 예. 굳이 따지자면 사실 몇몇 지역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아프리카판의 지역에서 북쪽 지역에 해당되는 지역은, 아프리카판 전체가 하나의 큰 판인데요. 이 내륙지역에서는 사실은 지진이 굉장히 발생하지 않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사실 만약에 더 안쪽으로만 위치해있었다고 한다면 지진이 보다 더 적게 발생할 확률이 높았는데, 1천여km가 떨어진 이 경계부라도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유입이 되는 곳이고요. 또한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서쪽이라고 해당하는 바로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히말라야 산 일대에서도 에너지가 우리나라로 계속 유입이 되거든요. 그런 중복현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마찬가지로 지진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중국은 어떻습니까?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쓰촨성에서도 규모 7.0인가요. 강진도 발생해서 1백여 명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있었는데. 중국도 그러면 판의 중간입니까, 판이 만나는 뎁니까?
◆ 홍태경: 중국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와 같이 판의 경계부가 아닌 내륙이라 할 수 있는데요. 중국은 조금 특이한 상황인 게,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해서 히말라야 산맥을 만드는데요. 그 동쪽 끝자락이 바로 티벳고원입니다. 이 티벳고원에서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힘이 굉장히 많이 축적이 되는 곳이고, 이 티벳고원에서 발생한 지진이 바로 쓰촨성 지진입니다. 그래서 쓰촨성 지진은 어떻게 보면 판의 경계부에서 발생한 지진이라고 봐도 무방하고요. 그런데 중국은 쓰촨성 지진뿐만 아니라 또 중국 동쪽 지역, 우리가 과거에 탕산 지진이라고 하는 굉장히 큰 피해를 일으켰던 지진은 중국 동쪽 지역에서 발생을 했는데, 이것은 탄루단층이라고 하는 굉장히 큰 화산단층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필리핀판으로부터 유입되는 힘과 아까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충돌하는 힘이 누적이 되는 또 다른 지역이 바로 그 탄루단층인데요. 그곳을 따라서 큰 지진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사실 종합해서 본다면 쓰촨성 지진의 규모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봐야 되나요?
◆ 홍태경: 예. 어느 지역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은 그곳의 땅의 성질과 누적 가능한 최대 에너지에 달려있습니다. 그것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과거에 어느 정도 크기까지 지진이 발생했느냐를 보면 사실 굉장히 쉽고 빠른 방법인데요. 그래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계기지진자료라고 하는 지진계 기록된 자료도 보기도 하고, 또 역사기록물에 남아있는 피해 자료를 보기도 하는데요. 역사기록물에 남아있는 피해 자료는 규모 7 내외로 평가되는 지진들이 발생한 기록이 있고요. 지진계 기록된 걸로는 1952년도에 평양 서쪽 지역, 강서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2 지진이 있었습니다.
◇ 신율: 6.2요. 그러면 그것도 굉장히 강진에 속하는 거죠.
◆ 홍태경: 그렇습니다. 6점대만 되더라도요. 예전에 뉴질랜드에서 발생했던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이 규모 6점대 지진이었는데, 수 백여 명의 사망자를 유발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위험한 지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리고 제가 또 궁금한 게 이란하고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그 지진이 발생한 날 코스타리카에서도 지진이 발생을 했다. 그런데 이 두 지역은 상당히 떨어져있거든요.
◆ 홍태경: 코스타리카 지역 같은 경우에는 코스타리카 지역이 바로 중남미 지역에 해당하는데요. 코코스판과 남미판이 충돌하는 곳입니다. 코코스판이라고 굉장히 조그만 판이 또 하나 있는데, 이 판이 남미판 밑으로 섭입을 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이 섭입대에서 지진이 발생했고요. 그 여파로 규모 6점대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진은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가 크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긴 한데, 이곳 따라서도 크고 작은 지진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판의 경계부라는 것은 동일하지만, 같은 판의 경계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신율: 제가 홍태경 교수님께 이걸 왜 여쭤봤냐면, 지진이 한 군데에서 일어나면 다른 데에서 일어나는 게 드문 현상이 아니거든요, 다른 데서도 일어나는 게. 이게 비록 판은 다르고 그렇지만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 홍태경: 아주 근거리에서 발생한 지진 같은 경우에는, 근거리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근접지역에 그 에너지가 전달이 되면서 또 다른 지진을 유발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수 천km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두 지진이 서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판과 판은 서로 간에 항상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든 지진이 발생하는 건 지구상에서는 사실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단지 이란과 이라크 접경에서 발생한 그날, 하필이면 코스타리카 지역에 또 다른 지진이 발생했을 뿐이고요. 이런 일은 매일매일 사실 발생하고 있습니다.
◇ 신율: ‘불의 고리’라는 거 있잖아요, 왜. 그렇죠? 그럼 불의 고리에서 예를 들면 한 군데서 지진이 발생하면 그 불의 고리가 쭉 chain reaction으로 다른 데서 또 발생할, 그럴 가능성은 없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군요.
◆ 홍태경: 예.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1천여km 안쪽에 있는 지진 같은 경우에는 큰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유발현상으로 지진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또 보고에 의하면 굉장히 큰 지진 같은 경우에는 심지어 수 천km 넘어선 지역에, 그때는 물론 지진은 크지는 않지만 작은 지진들을 유발한다는 게 알려져 있거든요. 하지만 큰 지진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우리가 초대형 지진이라고 하는 규모 8.5가 넘어서지 않는 한 그런 chain reaction처럼 발생하기는 사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 신율: 그런데요. 지금 규모 그 정도라고 했는데, 동일본대지진 있지 않습니까. 동일본대지진 같은 경우에는 그러면 그건, 그때 우리나라는 지진 같은 거 안 일어났잖아요, 가깝지만.
◆ 홍태경: 그런데 보고에 의하면요. 저도 마찬가지로 연구를 했었고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에 지진파가 한반도로 전달이 되면서 작은 지진 규모인데요. 굉장히 많이 발생했습니다.
◇ 신율: 우리가 느끼지 못해서 그렇군요.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많이 발생했고요. 또 그뿐만 아니라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한반도도 끌려가는 일이 발생하면서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5~6년 동안 지진 발생빈도가 격증하는 일이 발생했거든요. 그래서 경주 지진도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효과가 반영이 돼서 지진이 발생한 게 아닌가, 라고 추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 신율: 그리고 또 한 가지 제가 궁금한 게, 아까 코스타리카에서는 사망자가 적다, 비교적 인명피해가 적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란·이라크하고 코스타리카에서 똑같이, 물론 하나는 6.5지만, 하나는 7.0이고. 그런데 이게 위아래로 흔들리는 지진과 양옆으로 흔들리는 지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맞습니까?
◆ 홍태경: 정확히는 틀린 표현이고요. 사실 두 지진은 판이 섭입하는 방향이라든가 발생한 깊이가 사실 두 지진이 굉장히 유사한 상황입니다, 지금. 아주 우연의 일치로 굉장히 규모만 다를 뿐이지, 북서에서 남서 방향으로 발달한 단층이고 그다음에 그 아래로 섭입하는 방향조차도 거의 유사한 두 개의 모양을 띠고 있는데요. 이 두 지진이 규모만 약간 차이 날 뿐인데, 단지 인구밀도가 어느 지역이 높냐 낮냐의 그 차이가 좀 있고요. 그다음에 어느 정도 내진설계가 돼 있느냐의 차이가 있는데, 물론 이란 지역도 산악지역이고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발생해서 피해가 이 정도지만, 산악지역에 살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이 지진에 대한 내진설비가 많이 안 돼있는 가옥이 있다 보니까 피해가 커진 거고요. 코스타리카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인구밀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이지만, 다만 이곳에서는 지진이 빈발하는 것에 대해서 비교적 잘 준비돼있는 상황으로 평가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가 줄어든 걸로 판정이 되고 있고요.
◇ 신율: 그럼, 교수님. 내진설계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 내진설계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 홍태경: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 내진성능이 굉장히 향상이 돼서 대부분의 국가기간시설이라든가 주요 건물, 그다음에 민간건축물에도 규제가 적용이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주요 지진에 대해서는 주요 기간시설은 다 견딜 수 있게 돼 있고요. 2층 이상의 민간 건축물에도 권고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2000년대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문제는 그전에 지은 건물이겠네요.
◆ 홍태경: 그렇습니다. 우리 굉장히 그전에 지어진 건물들이 많고요.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내진성능이 반영이 안 된 학교 건축물이 70% 이상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곳에서 만약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학생들이라든가, 굉장히 큰 피해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태경: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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