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여론에 말 바꾼 트럼프 ..."발음이 잘못"

성난 여론에 말 바꾼 트럼프 ..."발음이 잘못"

2018.07.18. 오전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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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미국 정보기관을 부인하고, 푸틴을 두둔한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의 분노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말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기자회견 당시 발음이 잘 못 전달돼 정 반대의 뜻이 됐다는 주장인데, 반응은 싸늘합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푸틴에게 미 대선 개입 혐의에 면죄부를 주고, 미국 정보기관을 믿지 못할 존재로 만들어버린 트럼프.

미 국내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정치권의 여야, 언론의 성향과도 상관없이 동시에 터져 나온 반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거세졌습니다.

[폴 라이언 / 美 하원의장 : 지금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 러시아는 분명히 대선에 개입했습니다. 의심의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딕 더빈 / 美 연방 상원 의원 : 우리 대통령은, 러시아 지도자 푸틴 바로 옆에서, 우리 미국의 정보기관을 배신했습니다.]

급기야 미 상원에서는 청문회를 열어 추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 대표는 그동안 푸틴이 해온 거짓말을 일일이 열거하며, 그런 푸틴과 밀실에서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척 슈머 / 美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한 말만으로도 충분히 문제가 되지만, 우리 상원은 단독 비밀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아야겠어요. 푸틴과 둘만 있을 때 트럼프가 더 강했을 거라고 누가 믿겠어요?]

'가짜 언론이 미쳐가고 있다'며 언론 탓만 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보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자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해명의 요지는 정상회담 기자회견 당시 발음이 잘못돼 정반대의 뜻이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내가 했던 말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장에서 내가 'wouldn't'를 'would'로 말해 버렸어요. 그러니까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라고 말을 하려던 것이었어요.]

그러면서 미국 정보기관을 믿는다고도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석연찮은 해명에 CNN 등 미 언론들은 '말도 안 된다'는 평가를 했고, 미 상원은 다음 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불러 이번 미-러 회담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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