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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美 산불 재앙 중에 또 불 질러... '괴물' 방화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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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8-10 13:20
앵커

지금 미 서부 캘리포니아는 섭씨 40도를 웃도는 더위에다 열풍을 타고 동시다발로 번지는 산불로 크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또 불을 질러 주민 수만 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방화범까지 나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지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기봉 특파원!

요즘 캘리포니아 산불이 거의 '재앙'이라고 할 정도로 심하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아시다시피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 서부에 아래위로 길게 생긴 주인 데, 북쪽 오리건주와의 경계로부터 남쪽 멕시코와 맞닿는 샌디에이고 지역까지 전 지역에 걸쳐 큰불이 나 있습니다.

현재 대형 산불만 16개가 동시에 타고 있습니다.

불은 지난달 중순 요세미티 인근 화재에서 소방대원 한 명이 숨진 뒤 지난달 하순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커졌습니다.

여러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지기 때문에 사실상 정확한 집계도 어려운데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서울 면적의 5배 정도를 태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단순히 임야만 태운 게 아니라 인명피해도 많았고, 집도 많이 탔죠?

기자

특히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 이북에 불 피해가 컸습니다.

샤스타 카운티에서 발생한 '카 파이어'로만 7명이 숨졌는데, 화마와 싸우던 소방관 4명이 잇따라 순직했고, 70대 할머니와 두 어린 손주가 희생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는 집이 화염에 휩싸여 피할 곳이 없게 되자 손주들을 침대에 누이고 이불에 물을 적셔 끝까지 지키려다 같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근처 멘도시노 파이어는 이미 서울 면적의 2배를 넘게 태워 캘리포니아 역사상 단일 화재 최대 기록을 깨고도 여전히 맹렬히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흘 전부터는 LA 남쪽 오렌지 카운티에서 '홀리 파이어'라는 이름의 산불이 급속히 번져 또 다른 공포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오렌지 카운티는 한인들도 많이 사는 지역인데, 인명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아직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불이 주택가를 위협하면서, 7천여 가구 주민 2만여 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산불의 거대한 연기는 운항 중인 여객기에 다다를 정도로 치솟고 잿가루와 화독 내로 공기가 오염돼 인근 도시 유치원과 학교가 정상 수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불은 건조한 열풍을 타고 바짝 마른 숲에 회오리처럼 번지면서 엄청난 속도로 확산하는데요, 이 불로만 이미 여의도 면적의 11배를 태웠는데 진화율은 5%밖에 안 돼, 앞으로 어떤 피해가 더 나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오렌지카운티 산불을 어떤 남성이 고의로 낸 거라면서요?

기자

방화의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산간 지역에 사는 51살 포레스트 고든 클라크라는 사람이 당국에 체포, 구속됐습니다.

이 사람은 '이 지역이 불에 탈 것이다'라는 메일을 지역 의용 소방대장에게 보냈고, 실제로 불이 난 뒤 현장에 머물다가 붙잡혔습니다.

알고 보니 이 사람은 지난 3년 전부터 불을 지르겠다, 사람을 죽이겠다는 등의 협박 편지를 이 지역 의용 소방대장 마이크 밀리건 씨에게 지속적으로 보내왔습니다.

소방대장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 클라크라는 인물을 그냥 두면 안 된다고 미 산림청에 말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방화범은 구속됐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은 수십 년 동안 회복될 수 없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 뿐 아니라 인명과 재산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어이없는 방화가 한 두건이 아니라면서요?

기자

이 클라크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산불과 관련해 최근 2주 사이에만 3명의 방화범이 각각 다른 건으로 붙잡혔습니다.

32살 맥글로버 씨가 지난달 말 크랜스톤 파이어를 낸 혐의로 잡혔고, 54살 존 태텀은 데저트 핫 스프링스 산불을 지른 혐의를 검거돼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법무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주 내에서 적발된 방화 건수는 8,65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이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건데 1993년 2만천 건을 넘었던 방화 건수는, 그 전과자들을 추적 관리하기 시작한 뒤 점차 줄어 지난 2011년 7천백여 건까지 내려왔지만 최근 몇 년 연속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문가들은 방화 충동도 일종의 정신질환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살인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방화가 캘리포니아의 산불 재앙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비가 오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캘리포니아 주의 심각한 산불소식과 상황을 더 어렵게 하는 방화범 이야기, 김기봉 특파원과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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