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마스크 의무화 반발 잠재운 '패션 마스크' 유행

호주, 마스크 의무화 반발 잠재운 '패션 마스크' 유행

2020.10.10. 오전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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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곳곳에서 마스크 쓰는 게 일상이 됐고, 착용을 거부하면 강력하게 규제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지난 7월부터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했던 호주에서는 마스크에 새로운 패션 바람이 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 윤영철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호주 멜버른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마스크를 낀 시민들.

형형색색 저마다 개성 넘치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활보합니다.

지난 7월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우리 돈 약 17만 원의 벌금을 물리는 멜버른.

하지만 비용적인 문제나 일회용 마스크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재사용이 가능한 수제 마스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캐롤 사라사 / 멜버른 시민 : 의료용 마스크는 아니지만, 여기 멜버른 공원을 산책하는 데 의료용 마스크까지 필요하진 않습니다. 이건 제가 좋아하는 화가인 프리다 칼로(멕시코 예술가) 마스크인데요. 저는 색감을 좋아해서 아주 화려한 수제 마스크를 선택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여섯 달 넘게 강도 높은 봉쇄령이 이어지면서, 개성 넘치는 패션 마스크로 일상의 활력을 얻으려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피터 / 멜버른 시민 : 이제 봄이 왔습니다. 우리 모두 6개월 동안 봉쇄령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밝게 표현하기 위해 밝고 영감을 주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패션 마스크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관련 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주희 / 방역제품 판매업체 과장 : 마스크 중에서도 패션 마스크,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패션 마스크의 매출과 MB 필터 일회용 마스크의 매출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마스크를 제작 판매하는 한 비영리 단체에서도 지금까지 약 5만 개를 판매했는데, 패션 마스크에 대한 소비자의 요청에 공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돕니다.

[마리아 친드리스 / 비영리단체 매니저 : 사람들은 복장에 어울리는 마스크를 쓰고 싶어 합니다. 요즘은 알다시피 모두에게 힘든 시기이죠. 그래서 패션이나 창의적인 물품들이 요즘 시기에 조금이나마 기쁨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나 비말 차단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마스크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경 / 동포 의사 : 60세 이상 혹은 동반 기저 질환, 당뇨병 심장병 만성 폐 질환 가진 고위험군 분들이나 아니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곳에서는 여전히 의료 보건용 쓰기를 권고하고 있어요.]

미국과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도 마스크 사용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의무 착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고, 오히려 일상을 넘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YTN월드 윤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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