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갈라파고스' 주범은 인간

[앵커멘트]

살아있는 생태박물관 갈라파고스 제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지 주민과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진화론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갈라파고스의 생태계가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김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진화론의 고향 갈라파고스에는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듭니다.

그러나 인간의 발길이 잦아질수록 생태계에는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백만 년 동안 고립돼 살아온 다양한 생물종들이 '낯선 침입자' 인간에 치여 멸종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갈라파고스 고유종인 자이언트 바다거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녹취:갈라파고스 국립공원 거북 담당 사육사]
"14가지 종류의 거북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11가지 종류밖에 없습니다. 산타페와 플로레아니 섬의 거북이들은 사람들때문에 멸종했고, 핀타 거북이도 모두 사람으로 인해 멸종했습니다."

고유종 멸종의 직접적인 원인은 환경파괴와 외래종의 유입입니다.

식물의 씨앗과 쥐 등 외래 생물들이 화물선과 함께 섬에 상륙하면서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습니다.

천적의 등장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온 핀치새들에게도 큰 위협입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외래종이 증가한다면 갈라파고스의 자연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녹취:다윈 연구소 핀치새 담당자]
"지금은 700가지의 외래 식물과 곤충을 포함한 500가지의 외래동물이 있습니다. 그 중 최소한 100가지는 아주 침략적인 생물들입니다."

생물 멸종에 대한 우려는 결국 국제적인 보호대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유네스코는 갈라파고스를 위기에 처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에콰도르 정부도 거주민 제한법을 시행하는 등 보호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녹취:에스피노사, 국립공원 해양보호구 장관]
"이 땅은 저희가 사는 곳일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을 위해 갈라파고스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영국의 생물학자 다윈에게 진화론의 영감을 안겨준 갈라파고스 제도.

위기에 직면한 갈라파고스의 모습은 YTN 5부작 특집다큐 헬로우 미스터 다윈, 마지막편인 '갈라파고스의 위기, 우리는 진화의 훼방꾼인가'에서 생생한 HD화면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YTN 김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