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전, 중대 사고 한달 넘게 은폐

[앵커멘트]

고리 원전 1호기가 정비 기간에 외부의 전원 공급이 중단된 중대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4호기와 상황이 비슷한 큰 사고인데도 현장에서는 한 달 여가 넘도록 감독 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진두 기자!

계획 정비 중이라 원전이 멈춰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전원이 끊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군요?

[리포트]

원자력발전소는 발전을 중지하더라도 원자로의 열이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냉각수를 돌려 천천히 원자로를 식혀줍니다.

그런데 냉각수를 돌리기 위한 외부 전원 공급이 끊긴 겁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비상발전기가 있는데 비상발전기마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고가 난 원전은 고리 원전 1호기로 1978년 가동을 시작한 설계 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9일 저녁 8시 반쯤 계획 예방 정비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던 고리 1호기의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되고, 비상발전기도 작동되지 않은 상태가 12분 동안 지속되다 복구됐다는 내용을 한국수력원자력이 뒤늦게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당시 고리 1호기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의 잔열 제거를 위해 냉각시키는 설비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원자로 온도는 수천 도에 이르기 때문에 잔열 제거 설비가 작동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흐르면 노심이 녹는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4호기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안전위는 고리 1호기의 사고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발전소를 정지하도록 지시하고 현장 조사단을 긴급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YTN 김진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