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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치사율이 60%에 달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사람 간에도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변종 과정을 역으로 이용해 만능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대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는 닭과 오리, 철새 등이 H5N1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입니다.
드물게 사람에게도 감염되는데 2003년 이후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570여 명이 발병해 이 가운데 330명이 숨졌습니다.
미 연구팀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먼저 바이러스가 사람 호흡기 세포에 달라붙도록 유전자를 조작하고 여기에 2009년 대 유행했던 신종플루 바이러스 유전자 일부를 삽입했습니다.
이렇게 개조된 바이러스를 인간과 호흡기가 매우 비슷해 독감 실험 모델로 사용되는 흰담비에 주사했습니다.
바이러스는 흰담비 몸에서 공기간 전염이 가능한 바이러스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뒤 다른 흰담비들을 감염시켰습니다.
연구팀은 결과를 지난해 8월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생물학 테러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공개를 막아왔는데 최근 과학계의 논란 끝에 논문이 게재된 겁니다.
[인터뷰: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바이러스가 우리한테 감염하는 경로를 잘 이해하면 할수록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유익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바이러스를 제어할 기술로 좋은 항바이러스제를 만든다든지..."
하지만 H5N1 바이러스의 치명적 위험성은 예상된 이득을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바꿀 수 있을 정도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도, 대재앙이 될 수도 있는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습니다.
논문의 결과가 악용되는 사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과학계의 협력과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치사율이 60%에 달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사람 간에도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변종 과정을 역으로 이용해 만능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대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는 닭과 오리, 철새 등이 H5N1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입니다.
드물게 사람에게도 감염되는데 2003년 이후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570여 명이 발병해 이 가운데 330명이 숨졌습니다.
미 연구팀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먼저 바이러스가 사람 호흡기 세포에 달라붙도록 유전자를 조작하고 여기에 2009년 대 유행했던 신종플루 바이러스 유전자 일부를 삽입했습니다.
이렇게 개조된 바이러스를 인간과 호흡기가 매우 비슷해 독감 실험 모델로 사용되는 흰담비에 주사했습니다.
바이러스는 흰담비 몸에서 공기간 전염이 가능한 바이러스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뒤 다른 흰담비들을 감염시켰습니다.
연구팀은 결과를 지난해 8월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생물학 테러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공개를 막아왔는데 최근 과학계의 논란 끝에 논문이 게재된 겁니다.
[인터뷰: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바이러스가 우리한테 감염하는 경로를 잘 이해하면 할수록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유익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바이러스를 제어할 기술로 좋은 항바이러스제를 만든다든지..."
하지만 H5N1 바이러스의 치명적 위험성은 예상된 이득을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바꿀 수 있을 정도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도, 대재앙이 될 수도 있는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습니다.
논문의 결과가 악용되는 사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과학계의 협력과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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