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속 '폭탄' 전력선...규정 무용지물

터널 속 '폭탄' 전력선...규정 무용지물

2014.10.31. 오후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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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 도로나 터널 속에는 대규모 전력 케이블이 설치돼 있는데요.

불에 쉽게 타면서 정전 등으로 인한 연쇄 피해를 일으켜 정부가 난연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 현장에서는 규정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이동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도심 터널.

빠르게 달리는 차들 위로 어지럽게 엉킨 전력 케이블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이같은 케이블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 터널 속 시한 폭탄이 됩니다.

지난 4월 부산 녹산공단에서 일어난 화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하 전력구 화재로 전력 케이블이 타면서 주변 공단에 정전 사태가 빚어지면서 대형 피해가 났습니다.

지난 2012년 소방방재청이 강화해 발표한 터널 전력 케이블 난연 기준은 816도로 가열했을 때 2.4m 이상 타지 않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녹산 공단 지하 전력구의 케이블은 이 규정을 지켰는데도 피해가 났습니다.

그 원인을 알기 위해 난연 기준을 통과한 케이블을 구해 불을 붙여봤습니다.

30분이 지나도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르면서 구리선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인터뷰:조남욱,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지금도 다양한 화재안전 기준이 있는데 현재 규정에 맞는 제품이더라도 실제 화재에서는 큰 방호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규정은 화재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며 터널 전력 케이블에 난연이 아닌 불연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YTN science 이동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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