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몰고온 바비, 최대풍속 초속 47.4m 역대 10위급... 내일 새벽 소멸

강풍 몰고온 바비, 최대풍속 초속 47.4m 역대 10위급... 내일 새벽 소멸

2020.08.27.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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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8월 27일 목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팀장

- 바비, 역대 최대풍속 10위에 머물러... 2003년 매미 최대풍속 60m
- 미국 등의 단둥 상륙 예보와 달리 이번엔 우리 기상청 예보 비교적 정확
- 10월초까지 1-2개 태풍 우리나라에 영향 줄듯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현장의 목소리로 생활 속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8호 태풍 바비가 어제부터 우리나라 서쪽 편을 훑으면서 한반도를 지나고 있습니다. 바비는 오늘 새벽 5시 30분쯤 북한 옹진반도에 상륙한 뒤 현재는 북한 지역에 강풍과 많은 비를 뿌리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어제부터 전국의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고, 태풍의 첫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에서는 400mm가 넘는 폭우와 함께 강한 바람으로 백 수십 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자, 이런 가운데, 뒤따라오는 9호 태풍 '마이삭'의 출현 소식도 들리는데요. 태풍 소식,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눌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팀장(이하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8호 태풍 바비, 밤 사이 이동 경로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한데, 기상청이 예상한 대로 북한 서해안에 상륙했습니다.

◆ 이재정: 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발표한 진로 예보가 다소 달랐는데요. 결과적으로 황해도 연안에 상륙하며 우리 기상청이 보다 정확했습니다. 제8호 태풍 바비는 지난 밤 동안 이전보다 빠른 시속, 약 30km의 속도로 서해상을 따라 계속 북상해왔는데요. 북상하는 동안에도 제주도 인근을 지날 때보다 한 등급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이동해왔고요. 지난 새벽 5시 30분경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 부근에 상륙해 지금은 이전보다 더 빠른 시속 50km에 가까운 속도로 중국 하얼빈을 향해 이동해가고 있습니다.

◇ 최형진: 지금 중국 하얼빈을 향해서 이동하고 있는데, 언제쯤 태풍이 완전히 소멸됩니까?

◆ 이재정: 네, 태풍은 고온의 바다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거나 육지에 상륙해 마찰 등의 영향을 받으며 그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고요. 온대 저기압으로 약화되게 됩니다. 이번 태풍 바비는 아직까지는 중강도의 세력을 유지하며 이동하고 있지만 고위도 육지를 지나며 그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이면 완전히 소멸할 전망입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앞서 7호 태풍은 지난 후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예상이 됩니까?

◆ 이재정: 네, 이번 태풍 바비가 지나고 난 뒤에도 맑은 하늘을 기대하기에는 어렵겠는데요. 태풍이 지나가고 난 빈 자리를 기압골이 영향을 주며 대체로 구름이 많거나 흐린 가운데 모레까지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할 전망입니다. 내일까지 경남과 경북 북부 내륙, 전남 남해안, 제주도에는 50~150.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제주도 산지에는 최고 200mm 이상.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남해안을 제외한 전라도, 경북 북부 내륙을 제외한 경북은 30~80. 강원 영동은 5~20mm의 비가 전망됩니다. 장마로 인한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태풍이 지나고, 적지 않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으니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대비 잘해야겠습니다.

◇ 최형진: 아직 수해 복구 작업도 완벽한 상태가 아닌데, 지금 또 비가 예보되고 있고요. 이미 어제 이른 시간부터 남부지방 등에서는 강한 바람이 계속됐습니다. 게다가 곳곳에 강한 비도 뿌렸는데, 이번 태풍 바비. 비바람이 얼마나 몰아친 겁니까?

◆ 이재정: 이번 태풍 바비가 남기고 간 비와 바람을 살펴보면요. 비 같은 경우, 제주도 산지와 지리산 부근으로 집중됐습니다. 제주도 삼각봉에 445mm로 가장 많은 가운데 서귀포 272.5, 지리산이 215mm의 비가 내렸습니다. 바람은 태풍의 이동경로와 가까웠던 서해 도서지역과 해안이 강하게 나타났는데요. 최대 순간 풍속이 흑산도에서 초속 47.4m를 기록해 가장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 최형진: 태풍의 강도가 매우 강하게 되면 사람 또는 커다란 돌이 날아가는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번 태풍 바비가 매우 강이었습니다. 그 이상의 위력도 있나요?

◆ 이재정: 네, 태풍의 강도 등급은 총 중, 강, 매우 강, 초강력, 이렇게 네 개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작년까지는 초강력의 등급이 없었는데 올해부터 기상청은 더 강력해지고 있는 태풍에 대비하고자 태풍의 강도 등급의 최고 등급인 초강력을 신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초강력 태풍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이고요. 태풍 등급 기준은 중심 축의 최대 풍속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이번 태풍은 특히나 발달속도가 빨랐다고 하는데요.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 이재정: 발달속도가 빨랐다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태풍 등급이 보다 강한 등급으로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하는 것인데요. 다른 일반적인 태풍과 달리 이번 태풍 바비는 고위험도인 타이완 부근 동쪽 해상에서 만들어져 지난 토요일 만들어진 태풍 바비가 예년보다 기온이 높은 바다를 지나며 세력을 빠르게 키워왔고요. 어제 제주도 인근을 지날 때는 세 번째 더 높은 등급인 매우 강까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 최형진: 바비는 그러면 초강력이 아니라 매우 강 수준이었죠?

◆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2000년대 이후에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고 하는데, 2003년 기억나는 태풍이 매미였고, 2012년 볼라벤, 또 지난해 링링 등 과거 강한 비바람 피해를 줬던 태풍과 비교하면 이번 태풍은 어떻습니까?

◆ 이재정: 네, 이번 제8호 태풍 바비가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다 보니 비슷한 이동경로를 보이며 우리나라에 강풍 피해를 남겼던 2012년 태풍 볼라벤, 작년 태풍 링링과 비교가 되었는데요. 워낙 바람이 강할 것으로 전망되다 보니 역대 가장 강한 바람을 남긴 2003년 태풍 매미와도 비교가 됐습니다. 예상보다 태풍이 조금 더 서쪽으로 이동해나가며 걱정만큼의 바람이 불지는 않았고요. 바비가 어제 저녁 6시 29분 흑산도에서 최대 순간 풍속 초속 47.4m로 역대 10위를 기록하며 역대급이기는 했지만 다행히 비교되었던 볼라벤, 링링, 매미의 풍속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 최형진: 지금 말씀하신 매미는 최대 풍속이 어느 정도였나요?

◆ 이재정: 초속 60m였습니다.

◇ 최형진: 보통 위도가 높은 곳에서 발생한 태풍은 강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고위도에서 발생한 바비는 왜 이렇게 강한 겁니까?

◆ 이재정: 이번 태풍 바비가 일반적인 태풍과는 조금 다른 경향을 보였는데요. 저희가 흔히 알고 있는 태풍은 보통 필리핀 근처 적도 바다에서 만들어져 고온의 바다를 지나며 발달,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태풍 바비 같은 경우 타이완 동쪽 해상. 그러니까 다른 태풍에 비해 상당히 고위도에서 만들어져 북상했습니다. 고위도에서 만들어졌으면 고온의 바다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강하게 발달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그런데 바다의 온도 자체가 타이완 동쪽 해상과 태풍이 이동한 제주도 인근 해상까지도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30도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어 태풍의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지 않은 상태로 북상하게 되었습니다.

◇ 최형진: 일반적으로 서해상으로 올라오면서 태풍이 세력이 약해지는 편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런 영향도 없었던 겁니까?

◆ 이재정: 네, 태풍이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게 되면 강도가 약해진다기보다는 고위도로 북상하면서 해수 온도가 낮아져 공급받는 에너지가 태풍이 발달하지 못하고 그 세력이 약해진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데요. 이번 태풍 바비 같은 경우 앞에서 말씀드린 경우와 같이 북상한 제주도 부근까지 해수 온도가 30도에 달할 정도로 고온으로 유지된 탓에 발달할 수가 있었고요. 서해 바다로 진출하며 그 세력이 다소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전에 워낙 강하게 발달한 덕에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로 서해 바다를 통과해나갔습니다.

◇ 최형진: 중요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바비가 지나가자마자 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후 가까운 태풍, 어떻게 예상되고 있나요?

◆ 이재정: 추가적인 태풍은 앞으로 계속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번 태풍이 지나고 난 뒤 기압계가 자리 잡는 것을 지켜보기는 해야겠습니다만, 국내외 기상예측 모델을 볼 때 이번 주 후반에 다시 태풍이 만들어지고, 그 세력이 점차 강해져 다음 주 중반 경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 정보에 관심을 가지셔야겠습니다.

◇ 최형진: 태풍이 만들어지고 다음 주쯤에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 이재정: 이번 주 주말 경에 만들어지는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고요. 태풍 자체가 북상하면서 다음 주 중반 경에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한 해 평균 태풍이 몇 개쯤 만들어지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어느 정도 되는 겁니까?

◆ 이재정: 태풍과 관련된 통계를 보면 평년, 즉 1981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총 25.6개의 태풍이 만들어지고요. 이 가운데 평균적으로 3.1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월별로는 평균적으로 8월에 가장 많은 5.8개의 태풍이 만들어져 그중 우리나라에 1.1개가 영향을 주게 되고요. 8월 다음으로 만들어지는 태풍은 9월이 4.9개, 7월이 3.6개 순인 반면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7월이 0.9개, 9월이 0.6개 순입니다.

◇ 최형진: 다음 주쯤에 우리나라에 태풍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다음 주 정도만 끝나면 더 없을까요?

◆ 이재정: 다음 주가 지난다고 하더라도 10월 초까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언제든 우리나라로 태풍이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요. 이후로는 1개 내지 2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아직 피해 복구가 되지 않았는데, 이런 소식이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지난해 같은 경우엔 가을 태풍이 많았잖습니까. 올해도 이런 현상이 이어질까요?

◆ 이재정: 작년은 말 그대로 태풍이 우리나라를 강타했습니다. 29개의 태풍이 만들어진 가운데 앞에서 말씀드린 3.1개의 두 배가 넘는 7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고요. 그중에 가을철에 영향을 미친 태풍 자체가 3개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 7개와 가을에 영향을 미친 3개는 모두 1904년, 근대 기상업무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많은 것이었는데요. 올해도 10월 초까지 1개 내지 2개의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며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으니 초가을까지는 태풍에 대한 대비를 잘하셔야겠습니다.

◇ 최형진: 네, 말씀해주신 대로 태풍 대비 잘하셔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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