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에 맞는 각색'이 관건

'정서에 맞는 각색'이 관건

2007.01.22. 오전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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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처럼 일류가 최근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정서를 잘 파고들었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국민적 정서를 고려한 각색만이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상품의 성공요인이라는 지적입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녀는 괴로워'의 원작은 뚱보에서 미녀로 변신한 주인공이 자신이 미녀라는 사실을 종종 잊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우리사회에 만연해있는 성형과 외모지상주의를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얀 거탑'은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것으로만 여겨졌던 멜로 코드를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대신 냉정한 의학 드라마로 승부를 걸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외국의 원작을 차용한 작품들의 성공 요인은 결국 우리 국민의 정서에 부합하도록 사전준비와 각색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인터뷰:안판석, '하얀 거탑' PD]
"외국 원작을 어떻게 한국화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입니다."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메종 드 히미코' 등은 탄탄한 시나리오와 영화 속 정서가 우리에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반대로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플라이 대디'와 '사랑따윈 필요없어' 등은 관객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습니다.

이준기와 문근영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내세우고도 우리의 현실이나 정서와는 동떨어진 스토리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휩쓸던 한류 열풍이 최근 주춤한 것도 이런 지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안겨줬던 배우와 소재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 사라지면서 새로움에 대한 갈증을 더이상 풀어주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김헌식, 문화평론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어야하고 일본에 수출도 해야하는 것을 모두 감안하다보니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수가 없는 거죠."

결국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고 있는 일류 열풍은 문화상품이 일시적인 분위기보다는 치밀한 준비와 국민 정서를 담아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일깨우고 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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