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또 다른 이야기 '화제의 사진전'

사진 속 또 다른 이야기 '화제의 사진전'

2010.05.10. 오전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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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장시간 노출을 통해 윤곽이 흐릿한 사진작업을 하는 천경우 작가가 이번엔 '여왕되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나무 시리즈'로 해외에서 더 각광받는 사진작가 이명호씨의 최신작 '바다 시리즈'도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화제의 사진전, 김정아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파란색 여왕 드레스에 왕관을 쓴 사람들.

초점이 흐린 사진 속 주인공들은 진짜 여왕이 아닌, 스스로 여왕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델의 나이만큼 카메라 노출시간이 정해지고 이 시간동안 지원 모델들은 자신이 왜 여왕과 닮았는지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키가 크고 풍채가 닮았다는 사람부터, 여왕의 인생철학을 공유한다는 사람까지 저마다 여왕과 닮았다는 이유도 각양각색.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인터뷰:천경우, 사진작가]
"항상 사람이라는 것을 타인을 통해서 나를 비춰보는 것인데요. 마지막에는 입고있는 여왕의 복장들이 의미가 없는 거죠."

멀리서 보면 바다 같은 풍경.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보이기 시작하는 하얀 캔버스에서 작가의 사진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고비사막 한 가운데, 동원된 320명의 사람들은 거대한 광목천을 지지하고 당기며 지평선위에 수평선을 얹었습니다.

평화롭고 초현실적인 느낌의 이 사진 역시 아라비아 사막 한 가운데 오아시스를 재현해내는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가림막 뒤, 스탭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로 재현된 또 따른 세계.

'나무 시리즈'처럼 자연의 일부를 부각시키는 이전의 작업이나, 또 다른 현실을 만들어가는 최근 작업이나 작업방식에 일부 변화는 있지만, 작가는 결국 사진이라는 매체, 더불어 사진의 재현행위는 무엇인지에 대해 묻고 답하기를 반복합니다.

[인터뷰:이명호, 사진작가]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상업적으로 소화가 되든지 어떤 평가를 받든지에 구애받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 하고자 합니다."

꽉 채워진 화려함 대신 심심한 듯 담백한 맛.

그러나 전시장 곳곳에 펼쳐진 작가의 사진행위 프로젝트에는 무한한 재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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