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첫 연시집 발표...'사랑은 다음 생애까지'

고은, 첫 연시집 발표...'사랑은 다음 생애까지'

2011.07.11. 오전 10: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고은 시인이 작품활동 53년 만에 처음으로 연시집을 펴냈습니다.

28년 전 결혼한 아내, 영문학자 이상화 씨에게 바치는 시집입니다.

고은 시인은 출간 간담회에서 아내에 대한 존경심을 과시하며 이른바 '닭살 멘트'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흰 맥고 모자가 잘 어울리는 고은 시인, 53년 동안 시집 160여 권을 펴냈지만 연시집은 처음입니다.

진작 펴내려고 했지만 아내가 말렸다고 합니다.

78살 시인은 아내에 대한 사랑은 꿀물같은 추억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일상이라며 소년같이 말합니다.

[인터뷰:고은, 시인]
"보면 볼수록 좋은데 어떡해...둘이 다! 우리 아내한테 한 번 물어보세요."

고은 시인과 부인 이상화 씨는 1983년 안병무 교수집에서 함석헌 선생 주례로 결혼했습니다.

젊은 시절 기행으로 유명했고,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과 구금을 거듭하던 쉰 살 시인과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열 네살 아래 영문학자의 결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중얼중얼 늦게 오는 자신'에게 올 수 없는 것이 와버린 존재 같은 아내.

고은 시인은 연시집 '상화시편'에서 아내를 진실을 아늑자늑 가르쳐준 사람, 어머니, 누이 혹은 누나라고 말합니다.

아내가 화가 나 손가락으로 식탁을 똑똑 두드리면 세상 전체가 캄캄하다는 표현도 웃음을 줍니다.

시집 표지는 몇 해전 결혼기념일을 맞아 그린 것입니다.

[인터뷰:고은, 시인]
"이상화가 없었으면 아마 나는 죽었을꺼야. 지금으로부터 한 15년 전쯤에..."

이상화 씨는 고은 시인의 시를 영문 번역하고 있기도 합니다.

고은 시인은 곧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하는 아내와 함께 시베리아 기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사랑의 비결에 대해 고은 시인은 배우자를 존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