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대선 끝나고 내년 3월 자진 사임"

서남표 "대선 끝나고 내년 3월 자진 사임"

2012.10.18. 오전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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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학내외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이 올해는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내년 3월 자진 사임하겠다면서 오명 이사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박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이 다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총장 거취 문제를 모두 이사장에게 위임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지난 7월 이사회 이후 석달 만입니다.

당장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을 깨고 올해 안에는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3월로 자진 사임 시점을 못박았습니다.

[녹취: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현 정부 임기 중에 후임 총장을 시급히 선임하려는 의도는 KAIST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후임 총장은 차기 정부와 효율적으로 협력하실 수 있는 분이 선임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의도 때문에 자신을 내쫓으려는 오명 이사장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오로지 총장을 내쫓기 위해 이사장이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온 행위는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에…오명 이사장이 대통령이 (나를 물러나게 하라고) 그랬다고 몇 번 얘기했습니다. (사실인지는) 그건 제가 알 수 없습니다."

7월 이사회 당시 오 이사장과 서 총장은 비공개로 만나 서 총장의 7가지 요구 조건을 들어주되, 석달 뒤인 이달 20일 서 총장이 자진 사퇴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사회 관계자는 YTN과 통화에서 양측의 합의 내용을 최근에야 이사회에 알리고 이사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 총장이 비공개 합의를 깬 것은 개혁 성과 인정, 흑색 선전 중지 등 자신의 요구 조건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쫓겨나는 모양새가 되지 않도록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도 해석됩니다.

그러나, 학내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서 총장이 독선적 리더십으로 학교를 망가뜨린 것에 대해 사죄하기는 커녕 정치적 압박 운운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비난했습니다.

[인터뷰:김승연, 카이스트 1학년 학생회장]
"학생들은 탑10의 학교를 원하는 것이 아니고, 기부금 많이 받는 학교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진 학교를 원하고 있을 뿐인데…"

오는 25일 열리는 카이스트 이사회에는 총장 거취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올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서 총장이 3월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이사회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됩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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