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 예능 프로그램 잇단 사고

가학 예능 프로그램 잇단 사고

2013.09.14. 오전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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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각종 체험이나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많이 보이는데요.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수위를 높이면서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여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요즘 예능계에 불고 있는 다이빙 바람.

더 아찔한 높이에서 더 과감한 포즈로 뛰어내리는 연예인에게 고득점과 함께 박수가 쏟아집니다.

고소공포증을 이겨내며 온몸을 내던지는 투혼에 많은 사람이 환호하지만 본인에게는 고문이나 다름 없습니다.

위험한 도전으로 각종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이돌 출신 한경이 훈련 도중 사고로 잠시 의식을 잃는가 하면 개그맨 이봉원 씨는 다이빙 연습 도중 수면에 얼굴을 부딪치면서 다쳐 수술을 받았습니다.

시청자 항의가 잇따랐고 결국 MBC는 방송 4회 만에 프로그램을 폐지했습니다.

앞서 영국과 호주·프랑스·중국·미국 등 20여 개 나라에서 방송됐고 이미 각종 사고가 알려졌던 프로그램인 만큼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비난도 더해졌습니다.

[인터뷰:하재근, 문화평론가]
"요즘 연예인들에게 요구되는 고생의 강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부상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예측을 못 했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아마도 그런 걱정을 하면서도 '제발 다치지만 마라' 이렇게 운에 맡기는 심정으로..."

군대 체험을 담아 시청자 호응을 얻었던 '진짜 사나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수로 씨는 지난 6월 촬영 도중 어깨 부상을 당했는데도 유격 훈련을 계속하다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부상을 방치하다 결국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지난달 초 래프팅 장면 촬영 도중 급류에 휩쓸리면서 부상했고 가수 김범수 씨도 지난 6월 '맨발의 친구들' 녹화 도중 무릎을 다쳐 수술받았습니다.

[인터뷰:하재근, 문화평론가]
"시청자들이 너무 강한 자극을 요구하고 방송사가 무책임하게 그런 강한 자극을 통해서 시청률을 얻으려고 하는 구조 속에서 연예인들이 희생을 당하고 있는 겁니다."

재미를 위해 가학적인 소재를 찾는 제작 환경이 더 큰 사고를 불러오기 전에 출연자들의 안전에 대한 더욱 수준높은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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