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과 화살로 빚은 예술

활과 화살로 빚은 예술

2013.11.03. 오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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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활과 화살은 전통 무기죠.

이걸로 만들어낸 예술작품은 어떤 모습일까요?

또 너와집에서 뜯어낸 널판을 캔버스로 삼으면 어떨까요?

화제의 전시회, 황보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화살 수백 개가 한 방향으로 날아갑니다.

무리짓다 보니 모양을 띠게 된 게 언뜻 미사일을 닮았습니다.

빗자루, 삽, 자전거를 합쳐놓은 뭉텅이에 수많은 화살이 꽂혔습니다.

폭력이 일상생활에 버무려진 게 요즘 삶이 아니냐는 작가의 관점이 엿보입니다.

에너지를 품은 활의 곡선을 절묘하게 의자 등 가구로 살려낸 작품도 있습니다.

활과 화살을 예술의 소재 또는 주제로 삼은 전시회에 전통 장인 5명과 미술작가 6명이 참여했습니다.

[인터뷰:하지훈, 미술작가]
"무기로서의 기능이 아니고 활이나 화살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특성이나 형태적인 특징을 현대적으로, 무기가 아닌,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나 예술의 개념으로 풀어내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큰 볼거리라고 생각합니다."

동트기 직전 인적 드문 곳에 선 사람의 표정엔 혼란스러움이 어려있습니다.

새벽과 아침 사이 여명이라는 불분명한 시간대를 떠도는 인물의 심리를 포착한 사진작품들입니다.

지난해에는 이처럼 시간의 경계에 집중했던 사진작가 김태동이 올해는 백주대낮 동네 길거리에 카메라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그러나 놀랐습니다.

태어나고 자라서 익숙한 공간에서 기대하던 안정과 평화로운 느낌보다 불안과 불협화음을 발견한 겁니다.

[인터뷰:김태동, 사진작가]
"약간은 낯선 이미지, 제가 기대했던 이미지가 아니었거든요. 사실 휴식시간에 이 지역을 방문하면서 제가 얻고자 하는 이미지는 굉장히 따뜻하고..."

너와집에서 뜯어낸 널빤지가 소각장에 가지 않고 전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윤석남 작가가 보기엔 소나무 판자마다 제각각 타고난 표정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옹이구멍에 붓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냥 둬도 입 모양을 띠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폐나무판의 결과 무늬를 살려 그린 인물화가 50점에 이릅니다.

70대 중반에도 여전히 지칠줄 모르는 노작가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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