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구 부실...기와 '동파 가능성'

숭례문 복구 부실...기와 '동파 가능성'

2013.11.07. 오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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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숭례문 곳곳의 단청이 벗겨지는 현상이 발견됐습니다만 부실복구에 따른 부작용이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YTN 취재 결과 숭례문 지붕을 구성하는 전통기와가 수분 흡수율이 높아서 겨울철 동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단청에 이어 다음 번에는 숭례문 지붕 쪽인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전통기법으로 제작했다는 기와의 높은 수분 흡수율 때문입니다.

숭례문 지붕에 얹은 기와와 제작 시기와 장소가 같은 기와에 물을 뿌려봤습니다.

금세 물이 스며듭니다.

이 정도면 수분 흡수율이 15%에서 16%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100년 전쯤 제작된 기와와 비교해봤습니다.

기와가 물기를 빨아들이지 않고 그냥 흘려보냅니다.

K.S. 기준 흡수율 9% 이하로 추정되는데 1세기를 끄떡없이 버틴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숭례문 전통기와의 동파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인터뷰: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의 가장 큰 피해가 기와 공사가 잘못돼서, 기와가 오래돼서 누수되는 건데 숭례문에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1년도 안 돼서."

문제는 또 있습니다.

기와 2만3천여 장의 상당 부분을 무형문화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제작했다는 점입니다.

수작업으로 기와를 빚는 과정에서 가마의 굽는 온도를 적절히 유지했는지 등 숙련도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인터뷰: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
"인간문화재가 한 것도 아니고 2주에 한 번씩 와서 지도했다는데 지도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 없고, 과연 기와를 누가 구웠느냐, 전통문화학교 가마에서 구웠다고 증명할 수 있느냐..."

앞서 언론에 공개된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부실한 안료로 단청 복구를 강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숭례문 2층 문루의 중심기둥 4개 가운데 2개가 뒤틀리거나 갈라져 나무의 흰 속살이 보이는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총체적인 부실입니다.

강행하고 서두른 데 따른 부작용이 문화재 부실복구의 결과물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종합점검과 개선은 정확하고 치밀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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