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 원 세대 고통은 기성세대 책임!

88만 원 세대 고통은 기성세대 책임!

2014.06.25. 오전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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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돈 못 벌고 소외된 이른바 잉여세대, 또는 88만 원 세대로도 불리는 청년층의 고통을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보는 작가가 있습니다.

세상과 소통하려면 멀리 말고 바로 옆을 보자는 작가와,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을 해부해 삶을 살피는 작가의 작품세계도 흥미롭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윤동천 '병치 - 그늘' 전 / 신세계갤러리 / 7월 30일까지]

저마다 다른 모양의 손가락마다 아픔, 슬픔, 배고픔이 배어 있습니다.

일자리를 못 찾고, 비정규직의 불안함에 시달리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우울한 청년층의 자화상입니다.

바로 옆에는 야구방망이와 다듬잇방망이, 망치를 레이저로 그린 작품이 보입니다.

청년층의 고통을 낳은 이들, 즉 정치인을 포함한 기성세대를 겨냥한 도구들입니다.

개가 등장하는 이 설치작품은 서로 공격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쟁 사회를 풍자한 겁니다.

50대 후반인 윤동천 작가는 이왕 세상이 이렇게 된 바에야 연애, 결혼, 취업에 효능이 좋은 약을 제공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인터뷰:윤동천, 미술작가]
"소위 88세대, 잉여세대, 삼포세대를 만들어낸 주역이 저희들이고, 저희들이 그걸 깊이 통감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이 작업을 했습니다."

[이종철 'Minimal Viewpoint' 전 / 아트스페이스 남케이 / 7월 10일까지]

캔버스 테두리를 받치는 직선은 색도 길이도 굵기도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서리를 중심으로 90도로 뻗어있다는 겁니다.

둥근 호 또한 90도 내에서 캔버스를 보듬습니다.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을 대할 때, 180도, 즉 정반대 쪽으로 너무 멀리 또는 넓게 보지 말고, 주변을 소박하게 둘러보자는 이종철 작가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입니다.

전시회 제목 'Minimal Viewpoint'도 시야를 최소화하고 옆을 보자, 이런 의도를 보여주기엔 '미니멀리즘'이 좋겠다는 작가의 판단을 담았습니다.

['가방 방정식' 전 / 백스테이지/ 6월 29일까지]

언뜻 화학실험실 같습니다만 미술 전시장입니다.

가방에서 염료와 방부제를 추출하는 장치로 가득합니다.

가방에서 추출한 인공색소로 꽃의 색깔을 바꿔주는 겁니다.

생화 색깔을 바꾸는 것처럼 한없는 인간의 욕망을 비유한 백정기 작가의 작품입니다.

안민정 작가는 가방을 의인화하거나 가방 속 세계를 해부해 가방과 사람의 관계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과학의 힘을 빌어 가방에서 삶과 세상을 파악해보자는 발상이 돋보이는 전시회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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