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 '지지부진'

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 '지지부진'

2014.11.26.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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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4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 가져온 국새입니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만든 국새로, 자주독립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6·25전쟁 때 무단 반출됐던 조선 시대 인장 9점을 오바마 대통령이 마치 선물하듯 가져온 겁니다.

[인터뷰: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인장 9점 환수는 저희 미국의 한국 문화유산과 한국 국민에 대한 존중을 담은 조치입니다."

[인터뷰:박근혜, 대통령]
"역사적 유물을 돌려받게 돼서 매우 뜻 깊게 생각하고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 1993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방한하면서 외규장각 도서 가운데 의궤 한 권을 갖고 왔습니다.

그러면서 '경부 고속철도에 떼제베를 도입하면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떼제베는 한국 땅을 달리게 됐지만 프랑스는 돌연 입장을 바꿨습니다.

무려 18년에 걸쳐 밀고 당기는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외규장각 도서는 '5년 단위 임대' 형식으로 겨우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2010년 11월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진 건데요.

그나마도 2011년 G20회의 개최국이던 프랑스에 전년도 개최국인 한국의 협조가 필요했다는 게 배경이었습니다.

145년 만에 귀환한 우리 문화재를 5년마다 빌려 봐야 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한데요.

그만큼 빼앗긴 문화재를 찾아온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건지 보여주는 방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
"자동 갱신이 아니라 갱신 가능하다는 것은 여지를 남기는 표현인 것 같거든요? 자동갱신이 돼서 계속 여기에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인터뷰: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2015년~2016년) 우리 문화재가 대량으로 프랑스에 가서 전시됩니다. 그 전시가 되는 기간이 5년 갱신 기간 연장 기간에 있기 때문에 프랑스는 우리 문화재를 볼모로 잡고 악용을 할 겁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는 15만 점이 넘는데요.

이 중 43%인 6만 6,824점이 일본에 있습니다.

일본은 1965년 '한일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 체결로 2011년 조선왕실의궤 등 문화재 1,431점을 반환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일본에는 우리 문화재 6만여 점이 남아 있고, 대부분 약탈해 간 문화재일 개연성이 큽니다.

일본의 유명 관광지 가마쿠라 대불의 '관월당'처럼 경복궁 건물 일부를 떼어간 것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도쿄 오쿠라 호텔 뒤뜰에 있는 '이천 오층석탑'은 호텔 창업주가 일제시대 반출한 국보급 문화재입니다.

둘 다 엄연한 불법 반출입니다.

일본 최고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도쿄 국립 박물관입니다.

경주 금관총에서 발견된 금제 장식 유물을 비롯해 경남 창녕에서 출토된 신라 귀걸이와 팔찌, 삼국시대 갑옷과 투구 등 우리 국보급 문화재가 보란 듯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34점이 도굴되거나 도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본은 일제 강점기 때 한국에서 반출해간 '문화재 목록'을 작성했으면서도 한국의 반환 요구를 우려해 숨겨온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죠.

그런 일본에서 불상 등을 훔친 혐의로 한국인 5명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 네티즌은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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