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종어보' 반세기 만에 고국 품으로...

'덕종어보' 반세기 만에 고국 품으로...

2015.04.01.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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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시애틀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조선 덕종어보가 오늘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어보는 왕실의 의례용 도장으로 왕실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재인데, 소장자 측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기증한 것이어서 이번 반환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길이 13㎝에 높이는 9.2㎝, 위엄 있고 단정한 거북의 모습은 조선왕실의 당당한 기상을 상징합니다.

국새가 중요한 나랏일에 사용된 도장이라면, 어보는 왕실의 특별한 의례를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덕종어보는 조선 성종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사망한 아버지를 덕종으로 추존하면서 제작한 것인데, 1943년까지는 종묘에 보관돼 있었다는 기록이 전합니다.

하지만 이후 외국으로 반출됐고, 1962년 미국의 문화재 애호가가 뉴욕에서 구매해 시애틀미술관에 기증했습니다.

지난해 문화재청은 반환협상에 나섰고, 다행히 시애틀미술관 측은 기꺼이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인터뷰:킴멀리 로어샥, 미국 시애틀미술관장]
"덕종어보도 다른 어보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불법 반출된 것이기 때문에, 이 중요한 문화재를 당연히 한국으로 돌려드려야 된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반환식을 갖게 됐습니다."

이번에 돌아온 덕종어보는 소장자 측이 자발적으로 '기증'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인터뷰:프랑크 베일리, 기증자 유족]
"외할머니가 시애틀미술관에 덕종어보를 기증한 것은 중요한 문화재의 복구와 회복의 시작이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마침내 한국 국민들 품으로 이 덕종어보가 돌아옴으로써 그 과정이 완성됐다고 봅니다."

이 같은 자발적인 반환은 앞으로 해외로 불법 반출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뷰:김연수, 문화재청 국제협력과장]
"해외에 한국 문화재, 의미 있는 문화재를 갖고 계신 분들이 이번 반환 사례를 참고하셔서 좀 더 좋은 자발적 반환이 있지 않을까…."

문화재청은 현재 미국과의 수사 공조로 반환을 추진 중인 현종과 문정왕후 어보도 올해 안에 고국으로 들여오겠다는 계획입니다.

YTN 박영진[yjpar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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