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영화 '연평해전' 1위...이념 논쟁 번지나?

[뉴스통] 영화 '연평해전' 1위...이념 논쟁 번지나?

2015.06.25.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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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연평해전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개봉일인 어제 15만 3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극비수사와 쥬라기 월드를 눌렀는데요

6.25 전쟁 65주년을 앞두고 개봉한 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29일 북방한계선 남쪽의 연평도 인근에서 대한민국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일어난 해상 전투를 소재로 다뤘으며 당시 전사자들의 안타까운 삶을 돌아보는 휴먼 감동 실화입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온통 월드컵에 쏠려 있을 때 서해상에서는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이 있었고, 당시 윤영하 대위를 비롯해 6명의 군인이 전사했습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자랑스런 아들이었고, 아버지였으며 남편이었으며 동생이자 형, 오빠였습니다.

김학순 감독은 그 희생의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이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유가족들 역시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고 국민들께 알려줘서 제작진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거듭했습니다.

[한진복·문화순, 고 한상국 중사 부모]
"너무 감사하죠 감사하고 잊지 않고 국민들한테 알린다는 게 고마웠고 다시 막 서러움이 복받쳐 너무 많이 울었습니다."

[윤두호, 고 윤영하 소령 아버지]
"오늘 영화를 봤는데요. 잘 찍어주셔서 고맙고,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 것을 꾹참고 인내를 갖고 7년이라는 시간동안 끈질기게 찍어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경진, 고 박동혁 병장 어머니]
"저는요 박동혁이 엄마입니다. 영화가 짜임새 있게 잘만들어졌고요. 순간순간 장면들이 놓칠수 없을 만큼 가슴이 찌릿했습니다. 동혁이 많이 보고싶습니다. 이현우씨가 연기를 너무 실감나게 잘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끝까지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유가족의 바람과 감독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권과 인터넷에서는 이념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사자들의 장례식장을 찾지 않고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폐회식에 참가한다는 보도 내용이 포함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지원 비서실장을 병원으로 보내 유족들과 부상장병을 위로했고, 월드컵 폐회식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인데 이 내용은 포함이 안됐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영화 '연평해전' 을 안보 이슈화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SNS에 대통령 한번 잘 못 뽑으면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 다음 대통령은 아예 NLL을 적에게 헌납하려 했었죠. 라고 영화 감상평을 올렸고

홍준표 경남지사도 SNS에 산화한 장병들의 영결식 보다 일본에서 거행된 월드컵 폐막식에 참석한 대통령을 보고 가족들은 얼마나 국가를 원망했겠느냐고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평해전이 안보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 현 정부의 코드에 맞춰 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학순 감독은 그러나 연평해전은 홍보영화가 아니며 정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김학순, 영화감독]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사람의 아픔, 어쩌면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죽을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 분들이 대신 우리를 위해 희생했단 말이에요. 거기에 대해 못 느낀다면 국민이 아니죠. 내 이웃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이땅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으로 지켜야 될, 최소한으로 간직해야 할 것들을 우리가 잊어버린 것 아닌가, 국방의 의무 다 떠나서 중요한 것은 서로 인간적인 것, 내가 이땅에 태어난 것, 이웃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는 것, 나는 이런게 더 중요하게 봤습니다."

연평해전을 둘러싼 이념 논쟁을 보면서 과거 변호인이나 국제시장 떠오르는 분들 있으실겁니다.

당시 작품의 우수성과 별개로 정치적으로 해석이 되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감독이 아무리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 강조하더라도 이미 이념 영화 상영은 시작됐고 정치권으로 튀고 있는 이념 논쟁은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또 영화 연평해전이 이같은 이념 논쟁 속에서 어떤 흥행 실적을 올릴 지 주목되는데요.

다만 연평해전에서 희생된 장병들의 넋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유족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가 되지 않도록 지나친 이념 논쟁은 자제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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