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판비량론' 미공개 조각 일본에서 발견

원효 '판비량론' 미공개 조각 일본에서 발견

2016.04.20.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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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라를 대표하는 고승 원효가 집필한 '판비량론'의 미공개 부분이 일본에서 발견됐습니다.

특히 당시 신라 사람이 남긴 글씨의 흔적이 확인됐는데, 일본의 가타카나가 신라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의 유력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새로 발견된 신라 고승 원효의 저술 '판비량론'의 일부분입니다.

가로 14cm 세로 27cm 크기의 종잇조각으로, 필사본에서 떨어져 나온 부분으로 추정됩니다.

특수장비를 통해 확인했더니 군데군데 희미한 흔적이 보입니다.

당시 신라인들이 한자를 읽기 쉽도록 해석이나 발음을 적어 넣은 옛 글자, 구결이 적힌 각필 문자입니다.

각필 문자는 상아나 대나무의 한쪽 끝을 뾰족하게 만든 젓가락 모양의 전통 필기구인 각필로 쓴 글자를 뜻합니다.

일본에 건너가 판비량론 조각과 각필을 직접 확인한 학자는 일본의 가타카나가 신라에서 유래했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재영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서지학자 : 일본의 가타카나가 만들어지는 원리, 한자를 약간 변형해서 만들거든요. 한자의 한 부분을 따온다든지, 초서를 그대로 쓰던지, 그거하고 같은 원리가 신라 때부터 썼던 거예요. 그걸 (일본사람이) 보고….]

판비량론은 원효가 55살이던 671년 집필한 것으로 불교 논리학 난제의 해법을 제시한 책입니다.

현재 온전한 판본은 사라지고 일본 교토 오타니 대학에 8분의 1 분량만 남아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것도 오타니 대학의 판본과 같은 필사본으로 신라에서 만들어져 8세기 중반에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자료는 판비량론의 일부인 만큼 일본에 여전히 많은 판비량론 조각이 흩어져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됩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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