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간 걸어온 배우의 길...양희경 만나다

34년간 걸어온 배우의 길...양희경 만나다

2019.02.19. 오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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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양희경 / 배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열정은 신인배우.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죠. 오랜 시간 배우의 길을 걸어온 양희경 씨가 이번에는 연극무대에 오른다고 하는데요. 직접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단 먼저 수정해야 될 부분이 있더라고요. 앞서 34년이 아니고.

[인터뷰]
38년. 학교 졸업하고 프로모델로 제가 데뷔한 게 81년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공식적인 배우의 경력은 38년.

[인터뷰]
방송은 40년 넘었고요.

[앵커]
사실 YTN 스튜디오에 이렇게 생방송에 모신 것도 이례적이지만 예능 프로에서도 자주 볼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아드님들하고 나오시더라고요. 이를테면 사생활 공개인데, 관찰 예능이라는 게. 어떠세요, 대중과의 소통은?

[인터뷰]
저는 그냥 평소에도 늘 그런 데 치중을 안 하고 살아서 그런지 그냥 평소의 내 모습이나 방송의 모습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고 또 아이들하고 이렇게 보여지는 것도 가려지고 숨겨질 이유도 없고 그냥 편안하게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거의 연출 없이 그대로인가요?

[인터뷰]
네,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는데 이번 프로를 계기로 아주 멋진 추억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오히려 불편해지신 점은 없으세요?

[인터뷰]
그런 거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세요?

[인터뷰]
무슨 밥을 그렇게, 반찬을, 음식을 잘하느냐.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부엌에 있었단 말이죠. 언니는 가장으로, 저는 엄마 역할을. 그래서 지금까지 그냥 쭉 해온 일이에요, 50년 가까이.

[앵커]
밥을 하고.

[인터뷰]
반찬을 하고 이런 게.

[앵커]
그러면 집밥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도 남다르실 것 같아요.

[인터뷰]
집밥은 꼭 가족이 둘러앉아서 같이 먹어야 한다. 옛날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식사시간 딱 엄마, 아버지가 정해놓으면 그 시간에 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시간에 밥을 먹고는 했잖아요.

요즘은 세 식구면 세 식구, 네 식구면 네 식구가 다 밥 먹는 시간이 달라요. 저는 식구는 밥을 같은 시간에 먹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 밥을 엄마가 해줬을 때 가족이 건강하게 심신이 건강해지면 그게 제일 좋은 거 아닌가. 무슨 일을 하든지.

[앵커]
그렇군요. 38년간 배우의 길을 쭉 걸어오셨는데 뮤지컬, 연극. 드라마는 많이 저희가 접했고 최근 예능까지. 지금 지점에서 스스로 돌아본 배우 양희경은 어디까지 와 있다고 보세요?

[인터뷰]
언제나 그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그냥 시작하는 기분. 그러니까 내가 그전에 어떤 작품을 얼마큼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작품을 지금 처음 접한다, 그런 느낌으로 하게 되죠.

[앵커]
약간 뻔한 질문이지만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고 애착 가는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인터뷰]
그런 작품이 제 일생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일이고요. 드라마로는 목욕탕 집 남자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또 가족끼리 왜 이래, 그래 그런 거야. 이런 명작들이 제가 할 수 있게 저한테 주어져서 너무 행복했고요.

연극으로는 한씨연대기. 그리고 늙은 창녀의 노래. 그런 작품들이. 그리고 이번에 2월 22일부터 3월 23일까지 하는 자기 앞의 생이라는 연극. 그 작품이 또 저한테 어떤 획을 긋는 그런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앵커]
말씀 나온 김에 어떤 작품이고 또 어떤 면에서 획을 긋는다는 말씀이신가요?

[인터뷰]
이게 로맹가리의 콩쿠르 상을 두 번 수상한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쓰여진 소설을 연극화해서 무대에 올리는 건데 대본도 프랑스 배우가 썼어요. 희곡을.

그리고 공교롭게도 95년에 제가 했던 늙은 창녀의 노래는 제가 42살에 창녀 역할을 했던 거고 지금 제가 66세에 68세의 로자 아줌마, 창녀 출신의 로자 아줌마 역할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이 작품은 슬램가에서 태어난 아이와 그곳에서 생활하는 아줌마 둘이 만나서 정말 진한 사랑을 나누는 가족,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가족보다 더 진한 사랑을 나누는 그런 이야기라서 좀 작품이 어렵기도 하고 많이 알려지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이걸 소화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대답을 한 달 동안 제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랬다가 결정한 작품이어서 제 인생의 지금 60대. 이게 청춘이 70까지라고 요새는 말합니다마는 그래도 65세가 넘었으니까 이 나이에 이런 역할을 이런 작품이 있으니까 만나게 되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그런 여러 가지 의미로 저한테는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마침 연령대도 비슷한 역할을 맡으셨는데 60대에서 바라보는 어떤 무대에 대한 철학이나 관점은 좀 다른가요?

[인터뷰]
이게 알면 알수록 두렵잖아요. 무지를 이기는 용맹이 없다고 모를 때는 용감한데 알고 나면 두려움이 생기는 그런 것들이 갈수록 더해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는 언제나 푸근하고 친정 같은 저에게 있어서는. 저는 무대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드라마를 하면서도 1년에 한 편씩 무대에 늘 서 왔고요. 그래서 언제나 푸근하고 편하고 좋은데도 불구하고 이게 알면 알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두려움은 더 커진다.

[앵커]
38년된 배우 양희경 씨도 두렵다는 말씀이 어떤 면에서 신선하기도 하고 또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는데 지금 이 공연장이 대학로에 있나요?

[인터뷰]
아니에요. 명동예술극장입니다.

[앵커]
어쨌든 공연계에서 대선배가 되실텐데, 지금.

[인터뷰]
대선배는 아니죠. 지금 박정자 선생님, 손숙 선생님 물론 다 계시고. 그러니까 제가 그다음 세대쯤 되겠죠.

[앵커]
요즘 무대 주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한동안 연극계가 침체기라고 표현하면 그렇지만 여러 가지 굴곡들을 지나면서.

[인터뷰]
주변 상황은 침체기였을지 몰라도 연극배우들은 언제나 현장에서 뜨겁게 작업에 임했고 지금도 임하고 있고요.

[앵커]
좀 더 구체적으로 미투 논란 같은 것도 문화계를 중심으로 있었고.

[인터뷰]
그거는 손님이 줄더라고요. 제가 작년에 쥐덫을 공연을 했어요. 공연을 하자마자 이 사건이 터졌어요. 그래서 손님이 확 줄어서 저희는 너무 슬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정은 너무 우울했죠.

아니,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몇몇 사람들 때문에 이런 피해 아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라는 게 너무 슬픈 일이었는데요. 몇 사람들이 그랬고 나머지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지금도 무대를 위해서 가고 있다고.

[앵커]
문화계 전부를 다 오해하지는 말아달라는 그런 말씀이시고.

[인터뷰]
네, 그럼요. 그리고 세상 어느 구석에도 그런 면은 있습니다. 그런데 드러나 있는 연극계, 또 문화계. 이런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니까 더 크게 부각이 되는 것 같아요.

[앵커]
오히려 선배로서 후배들한테 그런 면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인터뷰]
저는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저는 제가 꿋꿋이 제 갈 길을 가는 그렇게 하다 보면 선배들도 후배들도 다 뜻이 같아지고 작업하는 게 다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작품 얘기 한 가지만 더 여쭤보면 이 작품을 꼭 추천해주고 싶은 관객이 있다면 어떤 분들이 보면 좋을까요?

[인터뷰]
너무 삶이 지난하고 외롭고 또 슬프고 누구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는 것 같은 그런 생활이 연속이 된다면 이 작품을 보시고 좀 위로를 받으시면 어떨까 싶어요.

인생 가장 밑바닥에서 빛나게 사랑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몰입해서 보시다 보면 내 인생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구나, 살 만하구나라는 위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저는 아직 작품을 보지는 않았지만 무대에 오르기 전이고. 마치 그 주인공 이름이 로자던데 로자와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몰입을 하셔서 인터뷰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매년 이렇게 한 편씩 연극을 하고 싶다고 할 만큼 연극에 대한 어떤 애정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 연극만의 매력은 드라마랑 어떻게 다른가요?

[인터뷰]
연극은 완벽하게 할 때까지 연습을 계속할 수 있다라는 것. 드라마는 주 단위로 대본이 나오면서 그걸 우리가 짧은 시간 안에 숙지해서 그리고 올라가잖아요. 그리고 기계를 통해서 여러분들하고 소통하는 거고. 연극은 갈고 닦아서 NG 없이 쭉. 1시간 50분 합니다. 쭉 갔을 때 관객과 무대가 함께 소통하는. 그런 데 가장 큰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관객과의 소통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인터뷰]
현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앵커]
그렇군요. 지금도 떨리세요, 무대에 서시면?

[인터뷰]
그 떨림을 가지고 가야 기본이 되지 않나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또 우리 양희경 선생님의 어떤 별명 중에 하나가 국민엄마. 사실 국민엄마는 고두심 씨도 있고 여러 분이 계시지만.

[인터뷰]
저는 그런 거 너무 부담스러운데요.

[앵커]
엄마 역할을 많이 하셨는데 실제 아드님들은 어떤 엄마로 부릅니까?

[인터뷰]
우리 아들들이 생각했을 때 어렸을 때는 굉장히 무서운 엄마. 그런데 밥 잘 해 주는 엄마. 그건 평생 지금까지도 그렇고. 지금은 동지, 동료.

다 이쪽의 일을 하고 큰아이는 무대 조명 디자이너고 작은아이는 연기를 하고 그러니까 아들들이 40이 넘고 그러면 대화가 잘 안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저희는 세 식구가 너무 할 얘기가 많아요.

[앵커]
주로 어떤 이야기하세요?

[인터뷰]
작품 이야기, 일 이야기. 이런 거 많이 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또 자라면서는 힘들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굉장히 서로 도움도 되고 서로 위안도 되고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앵커]
앞서 집밥 얘기하실 때 두 아들을 키우시면서 옛날 어렸을 때 많이 챙겨주지 못한 점이 미안했는데 최근에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게 보완이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인터뷰]
저는 챙겨주지 못했다는 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굉장히 자유롭게 키웠습니다. 방목하듯이.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들은 항상 그 자리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은 확고하고 갖고 아이들을 방목을 시키는 건데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그대신 제가 해 줄 수 있는 건 밥을 꼬박꼬박 집에 오면 어디에 있든 엄마가 해놓은 밥이 있구나. 그 따뜻하고 맛있는 밥을 먹어라. 그 밥을 먹고 크면 너희가 항상 어떤 문제를 겪게 되더라도 이게 큰 밑거름이 될 거다라는 그런 믿음으로 밥을 열심히 해줬죠.

[앵커]
그렇군요. 얘기를 하다 보니까 벌써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연극 제목이 자기 앞의 생이잖아요. 사람들 대부분 자기 앞의 생이 어떨지 꿈꾸기도 하고 돌아보기도 하고 상상도 하는데 양희경 씨가 보는 자기 앞의 생, 어떻게 계획하고 계세요?

[인터뷰]
저는 지금까지 무슨 계획을 거대하게 세워본 적도 없고요. 또 계획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그때 그때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 100%가 아니라 200%, 300%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하자. 그래서 우리 앞에 무슨 일이 주어질지는 절대 모르죠. 그렇지만 내 앞에 주어지는 일에는 열심히 가자.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YTN 시청자분들도 양희경 씨 나오셔서 많이 반가워하셨을 텐데 연극무대에서 또 드라마를 통해서 또 TV 예능을 통해서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너무 고맙습니다.

[앵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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