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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YTN 8585.
오늘은 한 스포츠 단체의 공금 유용 실태를 고발합니다.
이 단체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식비는 물론이고 체육회에서 지원받은 장비 구입비마저 멋대로 써버렸습니다.
이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년 넘게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땀과 젊음을 바쳤던 빙판을 갑자기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아이스하키협회 집행부의 공금 횡령 의혹을 제기한 호소문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대표팀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최보영,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싸인 하나에 운동 그만둬야 하나… 그만둬야겠다 생각도 했지만 한편 억울하기도 했어요."
[인터뷰: 한애리,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운동하고 싶으면 호소문을 철회하고, 하기 싫으면 나오지 말라고 전화가 왔었어요."
선수들이 먼저 협회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자신들의 식비입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훈련 기간에 선수들에게 하루 2만 4천원씩의 식비가 지급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부터 대한체육회가 선수들의 식비 명목으로 협회에 지원한 금액은 7천여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자신들이 사용한 금액은 3천 만원이 채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협회는 영수증을 첨부해 체육회에 정상적으로 보고했다고 변명합니다.
[인터뷰:아이스하키협회 고위관계자]
"밥을 못먹었네, 그거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단 이야기죠."
"전액 다 바르게 쓰였습니까?"
"그럼요. 말도 안됩니다."
그러나 취재결과 협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협회가 지난 6월에 선수들의 식비로 사용하고 처리한 영수증입니다.
같은 날짜에 1시간 간격으로 두 곳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 중 게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강남의 한 고급 음식점에서 발행한 325만원짜리 영수증은 선수들의 식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음식점 직원]
"협회 직원이 왔었어요. 선수들은 온 적이 없습니다."
또 다른 영수증들입니다.
협회 근처 중식당에서 매달 수백만원씩 발행한 영수증도 선수들의 식비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아이스협회가 지난 8개월 동안 선수들의 식비를 유용한 액수는 4천여 만원이 넘습니다.
공금 유용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낡아서 교체해야 할 선수들의 장비 구입비조차 협회가 경비로 사용했습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사용했던 보호 장비는 여기 저기 깨져있고, 끈이 떨어진 곳에는 임시 방편으로 테이프를 붙여 놓았습니다.
오래는 7~8년 이상 같은 장비를 써 온 선수도 있습니다.
[인터뷰:황보영,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예전에 입던 얇은 팬츠는 스틱에만 맞아도 많이 아팠는데, 제가 돈주고 새로 산 팬츠는 웬만하면 아프지 않아요."
협회는 선수들이 장비교체를 계속 요구하자 체육회에 지원을 요청해 구입비 2천5백여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협회가 선수들에게 지급한 것은 고작 4백만원 상당의 골키퍼 장비 한세트.
결국 나머지 2천여 만원을 협회가 유용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협회도 굳이 부인하지 않습니다.
[인터뷰:아이스하키협회 직원]
"장비를 사라고 받은 돈으로 장비를 안산거네요?"
"그렇죠. 그럴 수 있죠."
"그럼 어디로 나갔습니까?"
"협회의 기금으로 사용됐습니다."
사태가 불거지자 감독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실태파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공금 유용이 확인될 경우 관계자 문책과 함께 유용된 공금을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또 아이스하키 원로와 지도자들도 가칭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기자]
현 집행부가 구성된지 1년 6개월.
비대위 측은 이런 일들이 그동안 조직적으로 지속됐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YTN 이경재[lkjae@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8585.
오늘은 한 스포츠 단체의 공금 유용 실태를 고발합니다.
이 단체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식비는 물론이고 체육회에서 지원받은 장비 구입비마저 멋대로 써버렸습니다.
이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년 넘게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땀과 젊음을 바쳤던 빙판을 갑자기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아이스하키협회 집행부의 공금 횡령 의혹을 제기한 호소문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대표팀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최보영,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싸인 하나에 운동 그만둬야 하나… 그만둬야겠다 생각도 했지만 한편 억울하기도 했어요."
[인터뷰: 한애리,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운동하고 싶으면 호소문을 철회하고, 하기 싫으면 나오지 말라고 전화가 왔었어요."
선수들이 먼저 협회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자신들의 식비입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훈련 기간에 선수들에게 하루 2만 4천원씩의 식비가 지급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부터 대한체육회가 선수들의 식비 명목으로 협회에 지원한 금액은 7천여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자신들이 사용한 금액은 3천 만원이 채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협회는 영수증을 첨부해 체육회에 정상적으로 보고했다고 변명합니다.
[인터뷰:아이스하키협회 고위관계자]
"밥을 못먹었네, 그거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단 이야기죠."
"전액 다 바르게 쓰였습니까?"
"그럼요. 말도 안됩니다."
그러나 취재결과 협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협회가 지난 6월에 선수들의 식비로 사용하고 처리한 영수증입니다.
같은 날짜에 1시간 간격으로 두 곳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 중 게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강남의 한 고급 음식점에서 발행한 325만원짜리 영수증은 선수들의 식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음식점 직원]
"협회 직원이 왔었어요. 선수들은 온 적이 없습니다."
또 다른 영수증들입니다.
협회 근처 중식당에서 매달 수백만원씩 발행한 영수증도 선수들의 식비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아이스협회가 지난 8개월 동안 선수들의 식비를 유용한 액수는 4천여 만원이 넘습니다.
공금 유용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낡아서 교체해야 할 선수들의 장비 구입비조차 협회가 경비로 사용했습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사용했던 보호 장비는 여기 저기 깨져있고, 끈이 떨어진 곳에는 임시 방편으로 테이프를 붙여 놓았습니다.
오래는 7~8년 이상 같은 장비를 써 온 선수도 있습니다.
[인터뷰:황보영,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예전에 입던 얇은 팬츠는 스틱에만 맞아도 많이 아팠는데, 제가 돈주고 새로 산 팬츠는 웬만하면 아프지 않아요."
협회는 선수들이 장비교체를 계속 요구하자 체육회에 지원을 요청해 구입비 2천5백여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협회가 선수들에게 지급한 것은 고작 4백만원 상당의 골키퍼 장비 한세트.
결국 나머지 2천여 만원을 협회가 유용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협회도 굳이 부인하지 않습니다.
[인터뷰:아이스하키협회 직원]
"장비를 사라고 받은 돈으로 장비를 안산거네요?"
"그렇죠. 그럴 수 있죠."
"그럼 어디로 나갔습니까?"
"협회의 기금으로 사용됐습니다."
사태가 불거지자 감독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실태파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공금 유용이 확인될 경우 관계자 문책과 함께 유용된 공금을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또 아이스하키 원로와 지도자들도 가칭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기자]
현 집행부가 구성된지 1년 6개월.
비대위 측은 이런 일들이 그동안 조직적으로 지속됐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YTN 이경재[lkja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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